보험사는 9조 이익, 손해사정법인 위탁 수수료는 해마다 인하 — 2023년 대형 법인의 현실
열손사· 조회 6
2023년 9월 서울경제(박성호 기자) 보도를 읽고 든 생각을 적는다. 보험사들은 막대한 이익을 내는데 손해사정법인에 주는 위탁 수수료는 해마다 깎이고 있고, 그 결과 법인에는 자격을 가진 전문 인력이 거의 남지 않는다. 그 손해는 결국 보험금을 청구하는 소비자에게 돌아간다는 것이 내 결론이다.
핵심만 먼저
- 기사에 따르면 국내 보험사는 2022년 한 해 9조 원이 넘는 순이익을 냈다
- 같은 기간 손해사정법인의 위탁 수수료는 매년 낮아졌다
- 규정상 위탁 법인은 손해사정사 1명당 보조인 3명, 독립 손해사정은 1명당 5명까지 둘 수 있지만 현장에서는 지켜지지 않는다
- 직원 500~600명 규모 대형 법인이라면 손해사정사가 150~200명은 있어야 계산이 맞는다
- 전문성 부족의 피해는 소비자에게 간다
밖에서는 보이지 않는 업계
손해사정법인 이야기는 바깥에 잘 알려지지 않는다. 회사들이 스스로 알리지 않고, 업의 성격도 흔한 직종과 달라서 안에서 일해 보지 않으면 실상을 알기 어렵다. 그래서 이 문제를 기사로 다룬 기자에게 고마운 마음이 든다.
이익과 수수료가 반대로 움직인다
기사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숫자는 보험사 순이익이었다. 2022년 국내 보험사의 순이익이 9조 원을 넘었다. 그런데도 법인이 받는 위탁 수수료는 해마다 줄었다. 앞선 글들에서도 여러 번 적은 이야기다.
나는 2018년부터 이 흐름을 몸으로 느꼈다. 자격증을 따서 내 경쟁력을 갖춰야겠다고 마음먹은 것도 그래서다. 2023년까지 수수료는 한 해도 빠짐없이 줄었고, 이제 자격이 없는 사람이 법인에서 돈을 벌려면 몸과 정신을 갈아 넣어야 한다. 물가는 오르는데 수수료가 내리면 그만큼 월급이 줄어든다. 2024년에도 또 깎일지 모른다는 불안 때문에 남을지 떠날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규정은 있는데 사람이 없다
위탁 손해사정법인은 손해사정사 1명에 보조인 3명, 독립 손해사정은 1명에 보조인 5명까지 둘 수 있게 돼 있다. 하지만 법인 현장에서 이 비율이 지켜지는 걸 보지 못했다. 내가 조사팀에 있는 동안 같은 팀에서 손해사정사를 만난 적이 없다. 그만큼 귀하다.
대형 법인 직원이 500~600명쯤이니 규정대로라면 손해사정사가 150~200명은 필요하다. 그러나 자격자는 몸값이 비싸 회사가 뽑지 않는다. 우수한 인력이 회사 안에 거의 없다는 말과 같다. 자격증이 없다고 다 실력이 없다는 뜻은 아니지만 그럴 가능성이 높은 건 사실이다. 정확한 지식 없이 보험사가 시키는 대로 일하고, 그게 옳다고 믿는 경우가 많다.
피해는 누가 지나
그 대가는 소비자가 치른다. 알았다면 받을 수 있었던 보험금을 두고 "큰 회사가 설마, 원래 안 주는 건가 보다" 하고 넘어가는 사람이 정말 많다. 그걸 알기에 마음이 무겁다.
실손보험 가입자가 4,000만 명에 이른다고 하니 국민건강보험에 맞먹는 규모다. 보험사를 감독하는 기관과 국회가 이 문제를 들여다봐야 한다. 금융당국은 설계사의 설명이 부족해 계약자나 피보험자가 손해를 입지 않도록 살피고, 보험사가 지급 사유를 조사할 때 그 조사를 맡는 인력이 얼마나 전문성을 갖췄는지도 점검해야 한다.
정리하면
수수료가 지금처럼 낮으면 전문 인력은 법인에 오지 않고, 법인은 신입이 들어왔다 나가기를 반복하는 곳이 될 가능성이 크다. 보험 전문성은 자격증만으로 생기지 않고 한 일을 오래 이어 가야 쌓이는데, 그러려면 성실하게 일한 만큼 보상받아야 한다. 이 일이 몸과 마음 모두 고되다는 걸 아는 손해사정사로서, 정부 기관과 국회가 보험산업에 관심을 두고 소비자 피해를 막아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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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의 실무 견해는 작성자 개인의 의견이며 법률·손해사정 자문이 아닙니다. 실제 사건은 약관과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