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온 보도의 철제 맨홀 덮개에서 낙상 — 시공사는 빠지고 지자체만 배상(2021가단205291)
열손사· 조회 0
눈 내린 보도에서 대형 철제 맨홀 덮개를 밟고 넘어진 보행자가 도로를 관리하는 부천시와 공사를 맡았던 시공사를 함께 상대로 소송을 냈다.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2021가단205291)은 시공사에 대한 청구는 기각하고, 부천시의 도로 관리 하자만 인정했다. 다만 보행자 과실 30%와 골다공증 기여도 25%를 반영해 배상액은 약 848만 원으로 정해졌다.
핵심만 먼저
- 근거는 국가배상법 제5조 제1항(영조물의 설치 · 관리 하자)이다.
- 보도는 비나 눈이 올 때도 미끄럼 저항성을 갖춰야 하는데, 철판을 그대로 드러내고 경고 표지도 없었다.
- 공사를 끝낸 시공사에게는 완공 뒤까지 도로 위험을 관리할 의무가 없다고 봤다.
- 보행자 과실 30%(책임 70% 제한), 기왕증 기여도 25%를 뺐고 위자료는 300만 원이었다.
사고 장면
2021년 1월, 원고는 눈이 쌓여 미끄러운 부천시의 한 보도를 걷고 있었다. 보행 통로에는 가로 3.5m, 세로 2.5m 크기의 커다란 철제 맨홀 덮개가 깔려 있었고, 원고는 그 위에서 미끄러져 흉추 12번 급성 압박골절을 입었다. 주변에는 낙상 위험을 알리는 표지도, 미끄럼을 막는 시설도 없었다.
원고는 도로 관리 주체인 부천시와, 맨홀 개량공사를 시공한 건설회사를 피고로 삼았다.
누가 책임을 지는가
법원은 두 피고를 다르게 봤다.
시공사에 대해서는 도급받은 공사를 마친 뒤에도 그 도로에 위험 요소가 남았는지 계속 살피고 관리할 법적 의무까지 지지는 않는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시공사를 상대로 한 청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부천시는 달랐다. 보도는 사람이 끊이지 않고 지나다니는 길이라 눈비에 대비한 미끄럼 저항성을 갖춰야 하는데, 시는 철판 덮개를 노출된 상태로 두었고 경고 표지 같은 조치도 하지 않았다. 법원은 도로가 마땅히 갖춰야 할 안전성을 잃은 설치 · 관리상의 하자가 있다고 보고, 국가배상법 제5조 제1항에 따라 시의 배상 의무를 인정했다.
배상액이 깎인 두 가지 이유
책임이 인정됐다고 청구액이 그대로 나오지는 않았다. 법원은 공평의 원칙을 들어 두 번 감액했다.
첫째, 보행자 과실이다. 눈 때문에 평소보다 미끄러운 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는데도 넘어지지 않도록 충분히 조심하지 않았다고 보고 30%를 과실로 잡았다. 시의 책임은 70%로 제한됐다.
둘째, 기왕증이다. 원고에게 골다공증 진료 기록이 있었고, 이것이 골절이 생기고 후유장해가 커지는 데 영향을 줬다고 판단해 25%를 기여도로 빼냈다.
이렇게 산정한 재산상 손해에 위자료 300만 원을 더해, 부천시가 지급할 금액은 약 848만 원이 됐다.
사고 직후 남겨 둘 것
- 현장 사진과 영상: 경고 표지판이 있었는지, 덮개 표면이 어떤 상태였는지, 눈이나 결빙이 어느 정도였는지를 여러 각도에서 찍는다.
- 목격자 연락처: 넘어지는 장면을 본 사람이 있다면 나중에 경위를 증언해 줄 수 있다.
- 진료 기록: 바로 병원에 가서 다친 경위를 분명히 말해 의무기록에 남긴다.
- 기왕증 대비: 과거 진료 이력이 감액 사유가 될 수 있으니 이번 사고 전후의 상태 차이를 보여 줄 자료를 정리한다.
정리하면
공공 보도 위 시설물에서 넘어졌다면 국가배상법 제5조로 지자체의 관리 하자를 다툴 수 있다. 이 판결에서 공사를 마친 시공사는 책임에서 빠졌고, 관리 주체인 지자체만 배상 의무를 졌다. 대신 날씨를 알고도 조심하지 않은 보행자 몫과 골다공증 같은 기왕증 몫이 빠지면서 실제 배상액은 청구액보다 크게 줄었다. 공공시설 낙상 사고는 하자 입증만큼 감액 요소에 대한 대비가 결과를 좌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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