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부 동시 수술 5시간 뒤 피부 괴사 — 서울동부지법 3억 2,844만 원 배상 판결
열손사· 조회 0
발 변형을 한꺼번에 교정하는 수술이 5시간 넘게 이어진 뒤 피부가 괴사한 사건에서, 서울동부지방법원은 2026년 7월 23일 병원 측이 3억 2,844만 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판단했다(2025가합101229). 법원이 과실로 본 것은 오래 걸린 광범위 절개라는 수술 방법, 그리고 수술 초기에 경과를 늦게 살핀 것 두 가지다. 기왕증 기여도 30%는 손해액에서 뺐지만, 과실이 뚜렷하다는 이유로 책임제한은 따로 하지 않았다.
핵심만 먼저
- 인정된 과실: 수술 방법상 과실(장시간 · 광범위 절개)과 수술 후 초기 경과관찰 지연.
- 배척된 주장: 설명의무 위반, 창상관리 잘못, 대학병원 전원의무 위반.
- 손해액 계산에서 기왕증 기여도 30%는 공제, 그 위의 책임제한은 적용하지 않음.
- 판단을 가른 것은 수술 난이도보다 "왜 5시간이 걸렸는지 진료기록에 없다"는 기록의 공백이었다.
사건의 흐름
환자는 2021년 발목 인대 재건술을 알아보려고 병원을 찾았다가 발 변형 교정수술을 권유받았다. 2022년 3월 24일 절골술, 관절 유합술, 건 이전술, 아킬레스건 연장술을 한 번에 받았고, 수술은 정오에 시작해 오후 5시 55분에 끝났다. 약 5시간 55분이다.
수술 직후에는 오른쪽 다리 끝의 감각 · 운동 · 순환이 정상으로 기록됐다. 이튿날 오전부터 감각과 운동이 떨어졌고, 오후에는 환자가 발가락이 아파 움직일 수 없고 감각이 없다고 호소했다. 붕대를 풀고 수술 부위를 직접 본 것은 수술 3일 뒤였고, 그때 피부는 이미 푸르게 변해 있었다. 혈행순환장애 치료제, 감염내과 협진, 항생제 치료가 이어졌지만 괴사는 넓어졌고, 환자는 인근 대학병원으로 옮겨 근막피부피판술과 피부이식술을 받았다.
법원이 과실로 본 두 가지
첫째는 수술 방법이다. 동의서에 적힌 예상 수술시간은 1~2시간이었는데 실제로는 약 5시간이 걸렸다. 감정의는 하지 지혈대의 권고 사용시간이 90~120분이고, 수술이 길어지면 혈행이 떨어져 괴사 위험이 커지므로 오래 걸릴 것으로 예상되면 수술을 두 단계로 나누는 것이 예방책이라고 했다. 재판부는 수술을 나누고 절개 범위를 줄였어야 하는데도 한 번에 5시간 동안 넓게 절개한 것을 과실로 봤다. 그렇게 오래 걸린 이유와 여러 술기를 동시에 한 이유가 진료기록에 남아 있지 않다는 점도 짚었다.
둘째는 경과관찰이다. 감정의 의견은 수술 뒤 감각 · 운동 저하가 계속되면 통상적인 경과로 볼 수 없으니 혈행장애나 신경손상을 의심해 압박드레싱을 풀고 창상을 확인했어야 하며, 필요하면 혈류검사도 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재판부는 3일이 지나서야 붕대를 풀었고 변색을 확인한 뒤에도 괴사가 번지는 것을 막을 조치가 부족했다고 판단했다.
받아들여지지 않은 주장
동의서에는 신경 · 혈관 손상, 감염, 골괴사 같은 합병증과 보존적 치료라는 대안이 적혀 있었고, 감정의도 수술이 필요한 상태였다고 봤다. 그래서 수술 권유와 설명의무에는 문제가 없다고 했다. 바세린 거즈를 쓴 창상관리, 음압기 치료를 시작한 시점도 적절했다고 봤고, 대학병원으로 더 일찍 옮겼어야 한다는 주장도 인정하지 않았다.
기왕증 공제와 책임제한은 다른 단계다
기왕증 기여도는 원래 있던 질환이 결과에 기여한 만큼 손해액 자체를 덜어내는 계산이다. 책임제한은 그렇게 나온 손해액에 대해 의료행위의 특수성 등을 고려해 가해자가 질 비율을 다시 정하는 별개의 조정이다. 이 판결은 기왕증 기여도 30%를 반영해 노동능력상실률과 일부 치료비를 조정했지만, 수술과 초기 경과관찰의 과실이 명백하다며 책임제한은 하지 않았다.
인정된 금액은 이렇게 나뉜다.
- 일실수입(노동능력상실) 2억 6,106만 원, 전체의 약 79.5%
- 치료비 등 4,238만 원, 약 12.9%
- 위자료 2,500만 원, 약 7.6%
- 합계 3억 2,844만 2,816원과 지연손해금
의료분쟁 손해액을 검토하다 보면 기왕증 공제와 책임제한이 겹쳐서 최종 인용액이 크게 깎이는 경우를 흔히 본다. 이 판결은 두 단계 가운데 하나만 쓴 사례라는 점에서 눈여겨볼 만하다. 다만 이 사건의 사실관계에 따른 판단이라 일반적인 기준으로 삼기는 어렵다.
기록과 동의서에서 읽을 점
재판부가 거듭 문제 삼은 것은 나쁜 결과가 아니라 기록이 비어 있다는 사실이었다. 소요시간과 술기 선택의 이유가 기록에 없으면, 그 판단이 합리적이었다는 것을 병원이 나중에 증명하기 어렵다.
동의서의 예상 수술시간도 흥미롭게 쓰였다. 1~2시간이라는 기재와 실제 5시간의 차이는 설명의무 위반이 아니라 수술 방법상 과실의 근거로 활용됐다. 형식적으로 적어 둔 예상 시간이 오히려 불리한 자료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이상 소견이 나타났을 때는 감각 · 운동 저하가 이어지면 압박드레싱을 풀고 창상을 확인한다는 감정 의견이 판단의 기준선이 됐다.
자주 헷갈리는 점
동의서에 합병증을 적어 두면 설명의무는 다한 것으로 보는가. 이 사건에서는 합병증과 대안이 적혀 있어 설명의무 위반은 인정되지 않았다. 하지만 설명의무와 수술 방법의 적절성은 따로 판단한다. 이 판결도 설명은 문제없다고 하면서 수술상 과실은 인정했다.
판결이 확정됐는가. 2026년 7월 23일 선고된 1심 판결로 알려져 있고 항소 여부는 따로 확인해야 한다. 하급심이므로 상급심에서 결론이 바뀔 수 있다.
정리하면
이 판결이 인정한 과실은 장시간 · 광범위 절개와 초기 경과관찰 지연이다. 기왕증 기여도 30%는 공제됐지만 책임제한이 빠지면서 인용액은 3억 2,844만 원에 이르렀다. 결론을 가른 실질적인 요소는 수술이 오래 걸린 이유와 동시 시행의 이유가 진료기록에 없었다는 점이다. 공개된 판결 요지를 바탕으로 정리한 것이므로 구체적인 판단은 판결 원문을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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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의 실무 견해는 작성자 개인의 의견이며 법률·손해사정 자문이 아닙니다. 실제 사건은 약관과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