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킥보드 사고, 일상생활배상책임은 면책 — 그럼 피해자는 어디서 받나
열손사· 조회 1
전동킥보드로 남을 다치게 한 사고는 일상생활배상책임보험에서 보상받기 어렵다. 금융감독원은 2024년 5월 29일 낸 금융꿀팁 자료에서 전동기로 움직이는 이동장치의 사고를 이 보험이 보상하지 않는 손해로 정리했다. 그렇다고 피해자가 기댈 곳이 없는 것은 아니다. 본인 자동차보험의 무보험차상해와 실손보험을 먼저 확인하고, 가해자는 형사 절차에서 합의의 무게가 훨씬 크다는 점을 알고 움직여야 한다.
핵심만 먼저
- 일배책 약관은 차량의 소유 · 사용 · 관리로 생긴 배상책임을 면책으로 두되, 사람 힘으로 움직이는 것은 빼 준다. 모터로 가는 킥보드는 면책 쪽이다.
- 금감원 분쟁사례도 전동킥보드 · 전동휠 사고를 보상 불가로 봤고, 무동력 킥보드 · 일반 자전거 사고는 보상받을 수 있다고 적었다.
- 개인형 이동장치는 도로교통법상 원동기장치자전거의 한 종류이고, 원동기장치자전거는 '차'다. 그래서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이 적용된다.
- 피해자라면 내 자동차보험의 무보험차상해부터 본다. 표준약관이 무보험자동차의 '자동차'에 개인형이동장치를 넣어 두었다. 다만 한도와 뺑소니 예외가 있다.
약관 문구가 가르는 지점
상담에서 가장 자주 듣는 말이 "일상생활배상책임 들어 둔 게 있으니 그걸로 되겠죠"다. 이 보험은 일상에서 우연히 남에게 끼친 법률상 배상책임을 메워 주지만, 보상하지 않는 손해 목록에 "항공기, 선박, 차량(원동력이 인력에 의한 것은 제외합니다.) 등의 소유, 사용, 관리에 기인하는 배상책임손해"를 둔다. 괄호 속 단서가 결론을 정한다. 페달을 밟아 가는 자전거는 면책 밖이지만, 배터리와 전동기로 달리는 장치는 '차량'에 묶인다.
금감원 자료에 실린 분쟁사례가 이 해석을 그대로 따른다. 하나는 전동킥보드 배터리가 폭발해 불이 남의 재산으로 번진 사고, 다른 하나는 전동휠을 타고 가다 공을 쫓아오던 사람의 다리와 부딪친 사고다. 두 건 모두 약관상 차량 사용에 기인한 손해라서 보험금을 받을 수 없다고 봤다. 같은 자료는 전동킥보드 · 전기자전거 같은 전동 이동장치의 소유 · 사용 · 관리 중 배상책임은 보상되지 않는다고 따로 강조하고, 무동력 킥보드나 무동력 자전거로 인한 손해는 보상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상품마다 면책 문언이 조금씩 다를 수는 있다. 면책 통보를 받았다면 내 특약의 '보상하지 않는 손해' 조항을 증권에서 직접 찾아, 위 문구와 같은지부터 대조한다.
법은 킥보드를 '차'로 본다
도로교통법 제2조는 개인형 이동장치를 원동기장치자전거(제19호 나목) 가운데 시속 25킬로미터 이상에서 전동기가 작동하지 않고 차체 중량이 30킬로그램 미만인 것으로 정의한다. 원동기장치자전거는 같은 조 제17호 가목이 정한 '차'에 들어간다.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은 이 '차'의 정의를 그대로 끌어다 쓰므로, 킥보드를 타다 사람을 다치게 하면 특례법 적용 대상이 된다.
자동차 사고와 갈리는 곳은 제4조다. 특례법 제3조 제2항은 업무상과실치상을 피해자의 명시적 의사에 반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죄로 두고, 제4조는 사고를 낸 차가 피해자 손해를 종국적으로 전액 보상하는 보험이나 공제에 들어 있으면 공소 자체를 막는다(신호위반 등 단서 사유는 예외). 킥보드 운전자가 이런 보험에 가입해 있지 않다면 제4조의 보호를 받을 수 없고, 결국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는지가 형사 절차의 방향을 정한다. "자동차처럼 보험 접수만 하면 끝나는 줄 알았다"며 당황하는 가해자가 적지 않은 이유다.
의무보험 쪽도 비어 있다.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의 책임보험 가입 의무는 자동차관리법의 적용을 받는 자동차와 일부 건설기계에 걸린다. 도로교통법은 자동차관리법상 이륜자동차를 원동기장치자전거 가목에, 그 밖의 원동기 단 차를 나목에 두는데 개인형 이동장치는 나목 쪽이다. 자동차처럼 의무보험이 최소 보상을 받쳐 주는 구조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보고 대비하는 편이 안전하다.
피해자가 확인할 순서
- 가해자가 킥보드 사고를 담보하는 별도 보험에 들어 있는지 묻는다. 일배책만 있다면 위 면책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
- 내 자동차보험의 무보험차상해를 확인한다. 표준약관 제1조 제5호는 무보험자동차의 '자동차'에 도로교통법상 원동기장치자전거와 개인형이동장치를 포함한다.
- 한도를 본다. 제20조 단서는 개인형이동장치로 인한 손해를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시행령 제3조에서 정하는 금액까지로 묶는다.
- 가해 킥보드를 모르는 경우는 다르다. 제1조 제5호 라목은 가해 자동차가 밝혀지지 않은 경우에서 개인형이동장치를 빼므로, 치고 달아난 킥보드라면 이 경로가 막힌다.
- 치료비는 실손보험으로 먼저 처리하고, 가해자에 대한 배상 청구는 따로 진행한다. 무보험차상해 · 실손 모두 내가 그 담보의 피보험자 범위에 드는지도 함께 본다.
자주 헷갈리는 점
일배책이 면책이라고 해서 가해자의 배상책임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법률상 손해배상책임은 그대로이고, 보험이 대신 갚아 주지 않을 뿐이다. 가해자라면 결국 자기 재산으로 배상해야 하니 민사 합의와 형사 합의를 함께 설계해야 한다.
거꾸로, 같은 사고라도 사람 힘으로 가는 자전거나 무동력 킥보드였다면 일배책이 쓰일 수 있다. 사고 장치가 무엇이었는지를 먼저 정확히 정리해 두는 것이 모든 판단의 출발점이다.
정리하면
전동킥보드 사고는 금감원 안내 기준으로 일상생활배상책임의 차량 면책에 해당한다. 법적으로는 도로교통법상 '차'라서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이 적용되고, 종합보험 같은 보호막이 없으면 피해자와의 합의가 형사 절차를 좌우한다. 피해자는 내 자동차보험 무보험차상해(자배법 시행령 금액 한도, 가해자 불명 시 제외)와 실손을 먼저 확인하고, 가해자는 증권의 면책 문언과 자신의 배상 능력을 함께 점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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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의 실무 견해는 작성자 개인의 의견이며 법률·손해사정 자문이 아닙니다. 실제 사건은 약관과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