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금 부지급은 왜 생기나 — 발달지연 민간자격 치료 거절 사례로 본 보험사 논리
열손사· 조회 1
보험금은 청구서를 내면 자동으로 들어오는 돈이 아니다. 실손의료비, 진단비, 수술비처럼 개인이 많이 드는 보험일수록 보험사는 청구를 곧바로 믿지 않고 지급하지 않을 근거부터 찾는 경우가 많다. 2023년 9월 국민일보 보도에서 부지급 1위로 꼽힌 현대해상의 발달지연 치료비 거절이 대표적인 예다.
핵심만 먼저
- 배상책임보험은 대체로 지급은 되고, 다툼은 금액에서 생긴다
- 실손 · 진단비 · 수술비 청구는 바로 지급되지 않는 일이 잦다
- 현대해상은 민간자격 치료사가 한 발달지연 치료를 의료법 위반이라며 거절했다
- 2023년 9월 기준 다른 보험사들은 같은 치료비를 대부분 지급하고 있었다
- 거절 이유를 조목조목 따져 물으면 보상 담당자가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보험 종류마다 다툼의 모양이 다르다
가입자들이 가장 많이 오해하는 건 "청구만 하면 나온다"는 생각이다. 배상책임보험은 대부분 보상이 이뤄지기는 한다. 문제는 액수다. 받는 쪽은 더 받으려 하고 주는 쪽은 덜 주려 하니 금액에서 부딪힌다.
개인이 흔히 드는 실손의료비, 질병 진단비, 수술비 보험은 사정이 다르다. 고객이 청구하면 보험사가 그대로 믿고 바로 주는 일이 많지 않다. 청구해 본 사람이라면 보험사 대응 때문에 기분이 상한 기억이 한 번쯤 있을 것이다.
발달지연 사례에서 보험사가 든 논리
기사는 보험금 부지급 1위로 현대해상을 꼽았다. 내가 보기에 그 배경에는 발달지연 청구를 거절하는 이 회사의 방침이 있다.
검사 결과 발달지연에 해당하는 아이가 치료를 받았다면 원래는 보험금이 나가야 한다. 그런데 이 회사는 치료를 한 사람이 국가자격이 아닌 민간자격 소지자라면 지급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의사가 관리 · 감독하는 가운데 이뤄진 치료라도, 국가자격이 없으면 비의료인의 의료행위로서 의료법 위반이라는 주장이다.
보건의료인은 의료인, 의료기사, 보건의료서비스 종사자로 나뉜다. 의료인은 의사, 의료기사는 물리치료사 · 작업치료사 등, 보건의료서비스 종사자는 간호조무사를 가리킨다. 놀이치료사처럼 이 범주에 들지 않는 사람이 한 치료는 의사의 지도 아래였어도 의료법에 어긋난다는 것이 회사의 논리다.
이전까지는 놀이치료사, 음악치료사, 미술치료사 같은 민간자격자가 한 치료에도 보험금이 지급돼 왔다. 2023년 9월 당시에도 다른 보험사들은 대부분 지급하고 있었다.
왜 이런 방침이 나왔나
이유는 단순하다고 본다. 이 회사는 다른 곳보다 어린이보험의 실손과 진단비를 많이 팔았고, 그만큼 손해율이 높다. 이익을 내야 굴러가는 민간 회사이니 이해가 가는 면도 있다. 다만 이 회사만의 문제는 아니다. 대부분의 보험사가 보험금을 주지 않을 근거를 찾는 데 힘을 쏟는다.
설명을 요구하면 달라지는 것
보험사는 그렇게 찾은 근거로 고객에게 부지급 이유를 설명한다. 잘 모르는 고객은 그런가 보다 하고 물러서고, 회사 입장에서는 그걸로 끝이다. 그런데 하나하나 따지는 고객이나 손해사정사를 선임한 고객에게는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보상 담당자도 위에서 내려온 지시대로 처리할 뿐 내용을 깊이 모르는 경우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손해사정사로서 느끼는 모순도 있다. 보험사가 보험금을 잘 주면 내 일은 줄고, 안 주면 늘어난다. 일반 가입자의 피해가 커질수록 나에게 이로운 걸까. 솔직히 잘 모르겠다.
정리하면
부지급은 약관에 근거가 있어서만 생기는 게 아니라 손해율 같은 회사 사정에서 나오기도 한다. 발달지연 민간자격 치료 거절이 그런 예다. 보험금을 청구하는 사람 대부분은 아픈 사람이거나 그 가족이고, 어려운 때 돈이 필요해 청구한다. 보험사가 주지 않으려 버티고 지급이 늘어지는 동안 그들이 겪는 괴로움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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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의 실무 견해는 작성자 개인의 의견이며 법률·손해사정 자문이 아닙니다. 실제 사건은 약관과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