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막 외 신경 차단술 뒤 뇌 내 기종 — 시술은 적절했지만 설명의무 위반으로 위자료 300만 원
열손사· 조회 0
허리 디스크로 경막 외 신경 차단술을 받은 환자에게 심한 두통이 생겼고, 검사 결과 뇌 내 기종과 척수 내 기종이 발견됐다. 조정위원회는 시술 자체는 적절했고 기종은 우발적인 부작용이라고 보면서도, 병원이 그 위험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며 위자료 300만 원을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의료 분쟁에서 과실이 없어도 설명이 부족하면 책임이 남는다는 것을 보여 준다.
핵심만 먼저
- 환자는 요추 4~5번 추간판 탈출증으로 시술을 받았고, 직후부터 두통과 어지럼증에 시달렸다.
- 다른 대학병원 응급실 CT에서 뇌 내 기종과 척수 내 기종이 확인돼 혈액 패치술까지 받았다.
- 동의서는 제목만 주사치료 동의서였고, 경막 손상이나 기종 위험은 한 줄도 적혀 있지 않았다.
- 시술 과실이 아니라 설명의무 위반만 인정돼 배상은 위자료로 한정됐다.
시술 뒤에 생긴 일
2023년 7월 10일, A씨는 허리 통증과 다리로 내려가는 방사통으로 병원에 갔다. 물리치료와 약으로 나아지지 않았고 MRI에서 요추 4~5번 추간판 탈출증이 보이자, 의사는 경막 외 신경 차단술을 권했다. 시술을 마친 순간부터 두통과 어지럼증이 심해졌다. 7월 13일 병원에 전화해 증상을 알리자 병원은 외래로 오라고 했지만, A씨는 몸을 가누기 어려워 외래 대신 다른 대학병원 응급실로 갔다. 그곳 CT에서 뇌 내 기종과 척수 내 기종이 나왔고, 바로 입원해 7월 28일 척수 경막 외 혈액 패치술을 받은 뒤 8월 7일에 퇴원했다. 이 기간에 A씨가 낸 진료비는 669만 9,520원이었다.
양쪽의 입장
A씨는 시술 전에 어지러울 수 있다는 정도의 말만 들었을 뿐, 몸에 치명적인 부작용이 올 수 있다는 설명은 없었다고 했다. 잘못된 시술로 기종이 생겼다며 1,100만 원을 요구했다. 병원은 경막이 손상되면 일시적으로 다리 힘이 빠지거나 통증이 늘거나 일어설 때 두통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고 맞섰다. 시술은 적절했고, 증상이 생긴 즉시 병원에 왔다면 후유증이 줄었을 것이라며 요구액은 지나치다고 했다.
조정위원회가 본 기준
먼저 시술의 선택이다. 환자 상태와 MRI 소견을 보면 경막 외 신경 차단술은 할 수 있는 적절한 치료였다. 다음은 부작용의 원인이다. 이 시술은 바늘로 경막 외 공간에 약물을 직접 넣는 침습적 시술이어서, 경막이 뚫리면 기종이 생길 수 있고 주사 위치를 확인할 때 쓰는 공기나 생리식염수가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번 두통과 기종은 시술 중 경막 손상으로 생긴 우발적 부작용으로 판단됐다.
결론을 가른 것은 설명이다. 동의서에는 경막 손상이나 뇌 내 기종의 위험이 전혀 언급되지 않았고, 진료기록에도 부작용을 자세히 설명했다는 흔적이 없었다. 그래서 설명의무 위반이 인정됐다. 다만 시술 자체의 과실은 아니어서 배상은 위자료로 좁혀졌고, 환자의 정신적 · 육체적 고통과 입원 기간, 시술의 침습성을 고려해 300만 원으로 정해졌다.
시술 전후에 확인할 것
- 시술이 왜 필요한지, 어떤 부작용이 있는지, 다른 치료 방법은 없는지 설명을 들을 권리가 있다. 침습적인 시술일수록 동의서에 부작용이 구체적으로 적혀 있어야 한다.
- 동의서가 포괄적인 제목만 달린 서식인지, 시술명과 부작용이 적힌 문서인지 살펴본다.
- 설명이 없었다면 어떤 부작용이 생길 수 있는지 직접 묻고 그 내용을 기록해 둔다.
- 시술 뒤 두통, 어지럼증, 감각 이상이 나타나면 미루지 말고 바로 진료를 받는다.
정리하면
이 사건에서 병원의 시술은 잘못이 없었다. 그런데도 배상 책임이 생긴 이유는 환자가 위험을 알고 동의했다는 증거가 없었기 때문이다. 의료행위는 완전히 안전할 수 없고, 그래서 분쟁은 과실보다 설명 부족에서 더 자주 생긴다. 환자 쪽에서는 시술 전 가장 큰 위험이 무엇인지, 부작용이 생기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묻는 것이 자신을 지키는 첫 단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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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판례
수술동의서에 없는 시술은 설명의무를 이행한 것으로 볼 수 없다
대법원 2020. 8. 13. 선고 2017다248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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