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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사인SONSAIN

설명의무 위반이 곧 위자료는 아니다 — 대법원 2017다239960

열손사· 조회 0
설명을 빠뜨린 의사라도 위자료를 무조건 물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은 나쁜 결과가 그 의사의 몸에 대한 개입에서 나왔거나, 환자가 스스로 결정해야 할 문제였을 때에 한해 위자료를 인정한다(대법원 2019. 8. 30. 선고 2017다239960 판결). 이 사건 환자는 문제 된 시술이 아니라 그 전부터 앓던 감염성 심내막염으로 숨졌기 때문에, 그 시술에 관한 설명의무 위반은 위자료 대상이 아니라고 봤다. 핵심만 먼저 - 설명의무는 환자가 치료를 받을지 스스로 고를 수 있게 필요한 정보를 주는 의무다. - 설명의무 위반 위자료는 자기결정의 기회를 잃은 데 대한 정신적 고통을 배상하는 것이다. - 중대한 결과가 그 침습행위에서 비롯되지 않았다면 위자료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 위자료를 인정한 원심은 파기환송됐다. 설명의무의 내용 수술이나 시술 전에 위험을 제대로 듣지 못했다면 그것만으로 위자료를 받을 수 있느냐는 질문이 많다. 설명의무 위반은 의료분쟁에 자주 나오는 쟁점이지만, 설명을 빠뜨린 것이 바로 위자료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판례가 말하는 설명 대상은 이렇다. 수술처럼 몸에 손을 대는 행위, 결과가 나빠질 여지가 있는 행위, 목숨이 걸릴 수 있는 행위를 앞두고 있다면, 의사는 예외적인 사정이 없는 한 환자 본인이나 법정대리인에게 지금 어떤 병인지, 어떤 방법으로 왜 치료하는지, 무슨 위험이 따르는지를 당시 의학 수준에 맞게 알려 줘야 한다. 이렇게 설명을 듣고 환자가 치료의 필요성과 위험을 견줘 받을지 말지를 스스로 정하게 하는 것, 곧 자기결정권을 지키는 것이 설명의무의 핵심이다. 수술만이 아니라 검사, 진단, 치료 등 진료의 여러 단계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 법원이 본 기준 — 위자료가 생기는 조건 대법원은 설명의무 위반에 위자료를 인정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의사가 제대로 설명했다면 환자가 자기결정권을 행사해 중대한 결과를 피할 수도 있었는데, 설명이 없어 그 기회를 잃었다. 그 상실로 생긴 정신적 고통을 배상하는 것이 위자료다. 그렇다면 위자료 대상이 되려면 그 의료행위가 환자의 선택을 필요로 하는 것이어야 한다. 환자에게 생긴 중대한 결과가 의사의 침습행위에서 온 것이 아니거나, 애초에 자기결정권이 걸리지 않은 사항이라면 위자료 문제는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 대법원 판단이다. 사건의 사실관계와 결론 환자는 만성신부전 때문에 투석을 이어 오던 사람이었고, 열 등 감염 징후로 입원했다. 의료진은 심장 판막 쪽 감염, 곧 감염성 심내막염을 가장 의심하며 치료를 진행했고, 그 와중에 엘튜브(L-tube)를 꽂았다. 엘튜브는 입으로 음식이나 약을 먹기 어려울 때 코를 통해 위까지 넣는 관이다. 유족은 엘튜브 삽입에 관한 설명의무 위반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유족이 문제 삼은 것은 엘튜브를 넣기 전에 그 위험을 충분히 듣지 못했다는 점이었다. 하급심은 이 주장을 받아들여 위자료를 인정했고, 사건은 대법원까지 올라갔다. 대법원은 환자가 엘튜브 삽입 과정의 호흡정지나 심장정지가 아니라, 그 전부터 앓던 감염성 심내막염으로 숨졌다는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엘튜브 삽입은 자기결정권이 문제 되는 사항이 아니어서 위자료 대상인 설명의무 위반을 따질 사안이 아니라고 봤다. 위자료를 인정한 원심에는 법리오해가 있다며 파기환송했다. 분쟁을 준비할 때 확인할 것 설명의무 위반만 증명하면 위자료가 당연히 나온다고 오해하기 쉽다. 대법원 기준으로는 두 가지를 함께 따져야 한다. - 그 의료행위가 자기결정권이 문제 되는 침습적 행위였는가 - 환자에게 생긴 중대한 결과가 그 행위에서 비롯됐는가 둘째가 부정되면 설명이 없었더라도 위자료 청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있다. 그래서 자료를 정리할 때는 동의서와 설명 기록이 있는지와 함께, 나쁜 결과의 실제 원인이 문제 된 시술인지 기존 질환인지를 진료기록으로 확인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 이 판결이 원심을 뒤집은 지점도 여기다. 원심은 엘튜브 삽입에 관한 설명이 부족했다는 점에 주목해 위자료를 인정했지만, 대법원은 사망이라는 결과가 그 시술에서 온 것이 아니라는 점을 먼저 봤다. 설명이 있었느냐보다 결과가 어디서 왔느냐가 앞선 질문이었던 셈이다. 설명 부족만을 이유로 받는 돈은 선택할 기회를 빼앗긴 데 대한 위로금 성격이다. 다친 몸에 대한 손해를 통째로 메워 주는 배상과는 다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액수는 사안의 사정을 보고 법원이 정한다. 정리하면 설명을 안 했다는 사실 하나로 정신적 손해배상이 따라오지는 않는다. 환자가 스스로 골라야 했던 행위였는지, 그리고 나쁜 결과가 바로 그 행위에서 나왔는지가 함께 갖춰져야 한다. 이 사건은 사망 원인이 기존 질환인 감염성 심내막염이어서 위자료 대상이 아니라고 보고 파기환송됐다. 의료분쟁을 준비한다면 설명 기록과 함께 나쁜 결과의 실제 원인을 진료기록으로 확인해 두는 것이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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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의 실무 견해는 작성자 개인의 의견이며 법률·손해사정 자문이 아닙니다. 실제 사건은 약관과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