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 수액 · 정맥 약침은 한의사 면허 밖 — 판결 흐름과 보험금 심사
열손사· 조회 0
한의사가 약침액을 링거처럼 정맥에 흘려 넣은 시술을 법원은 면허 범위를 넘은 무면허 의료행위로 봤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0년 12월 선고, 의료법 위반). 그 뒤 판결들도 리도카인 같은 전문의약품을 주사기로 몸에 넣는 행위를 한방 의료행위의 보조수단으로 인정하지 않는 쪽으로 이어졌다. 무면허 의료행위로 판단되면 형사처벌, 면허 자격정지, 진료비 환수가 한꺼번에 따라오고, 그 진료비를 보험으로 보상할지도 처음부터 다시 따지게 된다.
핵심만 먼저
- 기준은 시술자가 누구냐가 아니라 그 행위가 어느 면허의 영역이냐다(의료법 제27조 제1항).
- 한방 원리와 무관하게 약물을 정맥으로 넣는 것은 한의사 면허 밖이라는 판단이 이어지고 있다.
- 처벌은 형사, 행정(자격정지), 비용 환수 세 갈래가 동시에 진행된다.
- 보험 심사에서는 "누가, 어떤 경로로 투여했나"가 첫 확인 사항이다.
한방병원이나 한의원에서 "수액 치료", "혈맥약침"이라는 이름으로 정맥주사를 권유받는 경우가 있다. 비용이 적지 않은데 한의사가 해도 되는 시술인지 헷갈린다. 다시 언론에 오른 판결들의 결론은 분명하고, 손해사정 실무에서도 이 구분이 보험금 판단의 첫 관문이다.
법원이 그은 선
의료법 제27조 제1항은 의료인이라도 면허받은 것 외의 의료행위는 할 수 없다고 정한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020년 12월, 100cc 안팎의 약침액을 링거 방식으로 정맥에 넣은 시술을 두고 한의학적 침술이 아니라 약물 효과만 노린 것이어서 한의학 원리에서 벗어났다고 판단했다. 그 약침액이 신의료기술평가를 거치지 않았고 안전성 · 유효성 자료도 갖추지 못했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같은 판결은 간호사에게 정맥주사를 하라고 지시한 부분까지 무면허 의료행위 교사로 봤다. 손을 댄 사람이 아니라 행위 자체가 어느 면허에 속하는지를 기준으로 삼은 것이다.
전문의약품 주사가 문제 된 사례
주사기로 전문의약품을 체내에 직접 넣는 행위 역시 한방 의료행위를 돕는 수단으로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 최근까지 이어진다. 국소마취제 리도카인이 대표적이다.
2026년 4월 보도된 사안에서 서울행정법원은 리도카인과 포도당주사액 등을 섞은 약침을 놓은 한의사에게 내려진 자격정지 4개월 15일 처분이 정당하다고 봤다. 이 한의사는 같은 행위로 이미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은 상태였고, 유효기간이 지난 리도카인을 쓴 점도 지적됐다.
리도카인을 봉침액과 섞어 환자 87명에게 주사한 다른 한의사는 1심과 2심에서 모두 무면허 의료행위로 판단돼 벌금 800만원을 선고받았고, 상고를 취하해 형이 확정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 처분
무면허 의료행위로 판단되면 세 가지가 함께 굴러간다.
- 형사: 무면허 의료행위는 징역이나 벌금형 대상이다. 위 사건들에서는 벌금 300만~800만원이 선고됐고, 사안이 무거우면 징역형까지 나왔다.
- 행정: 보건복지부의 면허 자격정지 처분이 따른다. 앞의 사례는 4개월 15일이었다.
- 비용: 요양급여로 청구한 부분은 환수될 수 있고, 환자에게서 받은 시술료는 부당이득 반환 청구로 이어질 수 있다.
보험금 심사에서 보는 것
적법한 의료행위로 볼 수 없다고 판단되면 보상할지 말지가 원점에서 다시 검토된다. 실무에서 보면 A 손해보험사가 한방병원의 고액 수액 · 약침 청구를 심사할 때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이 누가, 어떤 경로로 투여했느냐다.
같은 이름의 약침이라도 경혈에 소량을 넣었다는 기록과, 정맥로를 잡아 수액처럼 흘려 넣었다는 기록은 전혀 다르게 평가된다. 진료기록부에 수액 세트나 정맥 확보가 적혀 있으면 그때부터 쟁점은 면허 범위로 넘어간다.
환자라면 시술 전에 투여 방식이 무엇인지, 그 시술이 급여인지 비급여인지 확인해 두는 편이 좋다. 보험금 분쟁이 생기면 진료기록이 사실상 가장 결정적인 증거가 된다.
자주 헷갈리는 점
한의사가 놓는 주사가 모두 불법인 것은 아니다. 경혈에 한약재 추출물을 조금 넣는 약침 시술은 한방 의료행위로 인정돼 왔다. 문제가 된 것은 정맥로를 확보해 많은 양을 링거처럼 넣거나 전문의약품을 섞어 투여한 경우다.
이미 받은 시술이 무면허 의료행위였다면 치료비를 돌려받을 수 있는가. 법원이 부당이득 반환을 인정한 사례가 있다. 다만 시술 내용과 설명 경위가 사건마다 달라 결론이 갈리므로, 진료기록부와 영수증을 먼저 확보해 두는 것이 순서다.
한의원 치료비의 실손 보상은 어떤가. 한의원 진료 가운데 건강보험 급여 항목은 대체로 실손 보상 대상이고, 비급여 한방치료는 약관상 보상에서 빠지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그 행위가 면허 범위를 벗어났다고 확인되면 보상 여부는 따로 다툼이 된다.
정리하면
한방 원리와 상관없는 정맥주사는 한의사 면허 밖이라는 것이 법원의 일관된 판단이다. 전문의약품을 주사로 넣는 행위도 보조수단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무면허 의료행위로 확인되면 형사 · 행정 · 비용 환수가 동시에 따라오고 보험금 심사 기준도 달라진다. 한방 수액이나 고액 약침을 앞두고 있다면 투여 경로와 급여 여부를 먼저 확인하고, 이미 지급이 거절됐다면 진료기록부부터 챙기는 것이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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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의 실무 견해는 작성자 개인의 의견이며 법률·손해사정 자문이 아닙니다. 실제 사건은 약관과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