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 보험사의 양수금 소송, 소송신탁으로 기각된 손발톱진균증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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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가 피보험자에게서 병원 상대 부당이득반환채권을 넘겨받아 자기 이름으로 소송을 내도, 그 양도가 소송을 하려고 꾸민 것이라면 효력이 없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22가단5102539 판결은 손발톱진균증 레이저 시술비를 둘러싼 보험사의 양수금 청구를 소송신탁으로 보고 기각했다. 비급여 진료비와 실손보험금이 맞물린 분쟁에서 자주 나오는 구조라 손해사정 실무에서도 알아 둘 만하다.
핵심만 먼저
- 소송 수행이 주된 목적인 채권양도는 신탁법 제6조 유추적용으로 무효가 된다는 것이 대법원 법리로 알려져 있다.
- 보험사는 피보험자 42명에게 61,399,000원을 지급한 뒤 그들의 채권을 양수해 병원에 청구했다.
- 법원은 양도의 경위, 피보험자의 인식, 소 제기 시점, 통지 방식 등을 모아 실질을 따졌다.
- 이 판결은 양도의 효력만 판단했고, 해당 시술이 임의 비급여로 무효인지는 정하지 않았다.
보험사가 왜 양수라는 길을 택했나
실손보험금을 지급한 보험사는 그동안 피보험자의 권리를 대신 행사하는 채권자대위 방식으로 병원에 진료비 반환을 구해 왔다. 그런데 대위소송이 받아들여지려면 보전의 필요성, 즉 피보험자가 스스로 권리를 행사하지 않아 채권을 지킬 필요가 있다는 사정이 인정돼야 한다. 이 요건을 넘지 못해 보험사가 지는 판결이 잇따르자, 일부 보험사는 아예 채권을 넘겨받아 원고가 되는 방식으로 바꿨다. 이번 사건은 그 우회로 자체가 다퉈진 경우다.
사건은 이렇게 진행됐다. 실손의료비를 보장하는 보험사가 원고였고, 피보험자 42명은 한 피부과에서 레이저로 손발톱진균증 치료를 받았다. 보험사는 이들에게 보험금 합계 61,399,000원을 지급한 다음, 시술이 임의 비급여라 무효이므로 병원이 받은 진료비는 부당이득이라는 논리를 세웠다. 이어 피보험자들이 병원에 가진 반환채권을 양수했고, 양도 사실은 소장 부본 송달로 통지했다. 겉으로는 채권을 정당하게 취득한 권리자가 청구하는 모양이었다.
법원이 본 다섯 가지 사정
- 회피 목적: 대위소송에서 보전의 필요성이 부정돼 연이어 패소하자, 그것을 피하려고 양도 형식을 썼다고 봤다.
- 피보험자의 인식: 양도계약서에는 본인 부담분을 뺀 나머지 채권을 넘긴다는 문구만 있었다. 피보험자들이 보상 범위나 반환채권이 있는지, 얼마인지를 분명히 알고 넘겼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 이의 제기 없음: 피보험자들은 진료 뒤 오랜 기간 병원에 진료비를 돌려 달라고 한 적이 없었다.
- 시점: 마지막 채권을 넘겨받자마자 소를 냈고, 소 제기 전 따로 양도통지도 하지 않았다.
- 소송경제 주장: 보험금 지급 요건을 심사할 책임이 있는 보험사가 회수의 편의를 위해 채권을 사들여 청구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 다섯 가지가 겹쳐 법원은 채권이 실제로 이전됐다기보다 소송을 위해 형식만 갖춘 양도라고 결론지었다. 어느 한 가지만으로 무효가 된 것이 아니라 여러 사정이 한 방향을 가리켰다는 점이 중요하다.
실무에서 볼 지점
이 판결이 강조한 것은 외형보다 실질이다. 비급여 진료비를 둘러싼 부당이득 다툼에서는 양도가 어떤 경위로, 언제 이뤄졌는지, 양도인이 무엇을 넘기는지 알았는지, 통지는 어떻게 했는지가 함께 심리 대상이 된다. 특히 양도계약서에 넘기는 채권이 금액으로 특정돼 있는지, 피보험자가 충분한 설명을 듣고 동의했는지가 실질을 가르는 단서로 쓰인다.
보험사 쪽에서 보면 회수 편의만으로 양수금 소송을 짜기는 어려워졌고, 병원 쪽에서 보면 소송신탁 항변이 쓸 만한 방어 수단이 된다.
자주 헷갈리는 점
이 판결을 두고 손발톱진균증 레이저 시술이 정당한 진료로 인정됐다고 읽으면 안 된다. 법원은 채권양도가 유효한지만 판단했을 뿐 시술의 적법성은 다루지 않았다. 임의 비급여가 허용되는지는 의학적 필요성, 환자 동의, 비용의 합리성 등을 따로 따지는 별개 쟁점으로 알려져 있다. 같은 시술이라도 약관과 진료 내용을 사안마다 다시 봐야 한다.
정리하면
소송을 주된 목적으로 한 채권양도는 소송신탁으로 무효가 될 수 있고, 법원은 양도 경위와 인식, 시점, 통지를 모아 실질로 판단한다. 비급여 부당이득 분쟁이 예상된다면 양도 구조의 효력과 진료 자체의 적법성을 두 갈래로 나눠 미리 점검해 두는 것이 순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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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의 실무 견해는 작성자 개인의 의견이며 법률·손해사정 자문이 아닙니다. 실제 사건은 약관과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