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법 제678조는 손해보험 통칙에 있어 화재 · 운송 · 해상 등 손해보험 전반에 적용된다. 조문이 드는 세 가지는 성질(과일의 부패, 화물의 자연 감량처럼 물건 자체가 가진 속성), 하자(물건에 처음부터 있던 결함), 자연소모(사용과 시간 경과로 닳는 것)다. 이런 손해는 언젠가 반드시 생기는 것이어서 보험사고의 우연성이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다만 이 조문은 당사자가 다르게 정하는 것을 막지 않아, 약관이나 특약으로 담보를 넓힐 수 있다.
표준약관에도 같은 생각이 들어 있다. 화재보험 표준약관은 보험의 목적의 발효, 자연발열, 자연발화로 생긴 손해를 보상하지 않되, 자연발열 · 자연발화로 연소된 다른 보험의 목적에 생긴 손해는 보상한다고 정한다. 해상적하보험에서는 대법원 98다35389 가 전위험담보(All Risks) 약관에서도 전쟁위험과 통상적 누손 · 자연소모 같은 통상 손해는 담보되지 않거나 면책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같은 “오염”이라도 화물의 성질 · 하자로 생긴 통상 손해가 아니라 항해 중 통풍 불완전으로 생긴 결로처럼 다른 원인이 개입한 이례적 손해라면 전위험담보로 담보된다고 봤다.
실무에서는 손해가 “낡아서 생긴 것”인지 “사고로 생긴 것”인지가 다툼의 핵심이다. 누수 사고에서는 노후 배관이 원인인 경우가 많은데, 금감원 분쟁조정 제2020-7호는 배상책임보험에서 아래층 피해가 난 뒤 누수 원인(파열된 온수분배기)을 찾아 고친 비용을 손해방지비용으로 인정했다. 보험회사는 노후 설비를 고쳐 장래 누수를 예방한 비용이라고 했지만, 위원회는 이미 생긴 사고의 확대를 막으려 원인을 제거한 행위로 봤다. 사고 전의 예방 수리는 그 대상이 아니라는 경계도 함께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