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거를 다투는 의견 교환은 적법, 금액 흥정은 변호사법 위반 — 손해사정법인 사건(2008고합5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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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사정사가 업무 범위를 넘어 보험금 합의나 화해를 주선하고 수수료를 받으면 변호사법 위반이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008년 손해사정법인 직원들이 기소된 사건에서 이렇게 판단했다(2008고합564). 다만 과실비율이나 장해율 같은 손해사정 근거를 두고 의견을 주고받거나 정당하게 민원을 낸 부분은 적법한 업무로 보고 무죄로 판단했다.
핵심만 먼저
- 손해사정 근거를 놓고 의견을 개진하는 것은 적법하고, 전체 금액을 흥정하는 합의 주선은 위법이다.
- 진술서에 합의했다는 말이 있어도 그것만으로 위법을 단정하지 않고 접촉 과정 전체를 봤다.
- 대표이사는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과 추징, 일부 직원은 벌금형과 추징을 받았다.
- 일부 공소사실과 한 피고인에게는 무죄가 선고됐다.
법이 그어 둔 경계
당시 구 변호사법 제109조 제1호는 변호사가 아닌 사람이 금품을 받고 법률사건의 화해 사무를 다루는 것을 금지했다. 반면 보험업법 제188조가 정한 손해사정사의 일은 손해 조사, 손해액 사정, 그와 관련한 서류 작성·제출 대행, 의견 진술까지다.
대법원도 보수를 받고 피해자를 대리·대행해 보험금을 청구하거나 손해배상액을 두고 화해를 주선하는 것은 손해사정 업무가 아니라고 본 바 있다(대법원 2008도6924 판결 취지). 근거를 설명하는 일과 금액을 흥정하는 일은 겉으로 비슷해 보여도 법적으로는 전혀 다른 행위다.
법원이 적법으로 본 것과 위법으로 본 것
적법으로 본 행위는 두 가지다.
- 과실비율, 장해율, 기여도, 소득처럼 손해사정의 근거에 이의가 있을 때 근거를 내놓고 조정하는 의견 교환
- 보험사의 절차 위반을 이유로 금융감독원에 정당하게 민원을 내는 것
위법으로 본 행위는 이렇다.
- 손해사정 근거가 아니라 지급할 보험금 전체를 놓고 협상하는 것
- 보험사가 최대 얼마까지 줄 수 있는지, 피해자가 최소 얼마면 받아들일지를 알아내 서로에게 전하며 절충하는 것
- 부당하게 민원을 부추기거나 민원을 낼 것처럼 압박하는 것
단어가 아니라 행위로 판단했다
같은 합의라는 말을 써도 법원은 실제로 무엇을 했는지를 봤다. 어느 의뢰인 건에서는 피해자가 2,500만 원 정도를 생각한다며 금액을 맞추도록 몰아간 것이 위법으로 판단됐다. 반대로 장해율이나 기여도 같은 근거를 두고 의견을 나눠 조정한 건은 적법으로 보고 무죄가 됐다. 진술서에 합의했다는 표현이 들어 있다는 것만으로 위법이라고 결론 내리지 않고, 보험사와 접촉한 과정 전체를 살폈다.
결과도 사람과 행위에 따라 나뉘었다. 대표이사는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과 추징을, 일부 직원은 벌금형과 추징을 선고받았다. 일부 공소사실과 한 피고인에 대해서는 무죄였다.
현장에서 점검할 다섯 가지
- 지금 내 의견이 과실, 장해, 소득 같은 손해사정 근거에 관한 것인가
- 전체 금액을 흥정하거나 얼마면 합의하자는 식의 절충을 하고 있지 않은가
- 보험사 최대액과 피해자 최소액 사이를 오가며 말을 전하고 있지 않은가
- 민원은 정당한 사유와 근거가 있을 때만 내는가
- 합의, 대리, 대행이 필요한 사건은 변호사와 함께 처리하도록 안내하는가
자주 헷갈리는 점
- 보험사와 과실비율을 조정하는 것도 위반인가: 손해사정 근거에 관한 의견 교환과 조정은 일반적으로 적법한 업무로 알려져 있다. 근거를 떠나 총액 협상으로 넘어가면 문제가 된다.
- 금융감독원 민원은 괜찮은가: 근거 있는 정당한 민원은 적법하게 평가될 수 있다. 압박용으로 민원을 부추기면 위법 요소가 된다.
- 수수료를 안 받으면 합의 대행을 해도 되나: 변호사법은 금품 등을 받고 화해 사무를 다루는 것을 규율한다. 다만 무보수여도 대리·대행에는 다른 법적 위험이 있을 수 있어 합의 단계는 변호사와 협업하는 편이 안전하다.
정리하면
손해사정 근거를 다투는 의견 개진은 적법하고, 전체 금액을 흥정하는 합의 주선은 위법이다. 법원은 합의라는 단어가 아니라 행위의 실질로 판단했다. 경계가 애매하다면 금액 협상 단계로 들어가기 전에 멈추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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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의 실무 견해는 작성자 개인의 의견이며 법률·손해사정 자문이 아닙니다. 실제 사건은 약관과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