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치료(치수절제술)는 수술보험금 대상일까 — 수원지법 2021나105870 · 대법원 2022다297984
열손사· 조회 0
치아 신경치료 때 하는 치수절제술이 보험약관의 수술에 해당한다는 주장을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수원지방법원 2022. 11. 2. 선고 2021나105870 판결이고, 대법원은 2023. 3. 16. 선고 2022다297984 판결로 상고를 기각했다. 다만 대법원은 소액사건이어서 상고 사유가 없다는 이유로 기각했을 뿐, 수술 여부를 따로 판단하지는 않았다. 항소심은 출혈도 회복 기간도 거의 없는 치수절제술을 수술이 아닌 시술로 봤다.
핵심만 먼저
- 약관상 수술은 치료를 직접 목적으로 의료기구를 써서 생체에 절단 · 절제 같은 조작을 하는 행위다.
- 흡인, 천자, 신경차단은 수술에서 빠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 이름에 절제가 들어 있다는 이유만으로 수술이 되지는 않는다.
- 청구 전에 내 약관의 수술 정의와 실제 치료 내용이 맞는지부터 대조해야 한다.
사건은 이렇게 흘러갔다
치아가 깨져 신경까지 손상되면 신경치료를 받는다. 정식 명칭이 치수절제술이다 보니 수술비 특약 가입자라면 수술보험금을 떠올리기 쉽다. 이 사건이 바로 그런 경우였다.
- 피보험자는 2020년 6월 치과에서 어금니(하악 우측 제2대구치)에 치수 침범이 있는 치관 파절 진단을 받았다.
- 약 3주에 걸쳐 치수절제술을 받은 뒤 4개 보험사에 상해수술비, 골절수술비 등 합계 1,140만 원(240만 · 600만 · 230만 · 70만 원)을 청구했다.
- 수원지방법원 오산시법원 1심에 이어 항소심도 치수절제술을 약관상 수술로 인정하지 않았고, 대법원이 2023년 3월 상고를 기각해 판결이 확정됐다. 인정된 것은 한 보험사가 지급 의무를 인정한 골절진단비 30만 원뿐이었다.
약관 문구는 이렇다
수술 정의 조항이 핵심이다. 치료를 직접적인 목적으로 의료기구를 사용해 생체에 절단 또는 절제 등의 조작을 가하는 것이 수술이다. 절단은 특정 부위를 잘라 내는 것, 절제는 특정 부위를 잘라 없애는 것을 말한다.
반대로 주사기 같은 것으로 빨아들이는 흡인, 바늘이나 관을 꽂아 체액 · 조직을 뽑거나 넣는 천자, 그리고 신경차단은 대개 수술 범위에서 빠진다. 신의료기술평가위원회 등에서 안전성과 치료효과를 인정받은 최신 수술기법을 수술에 넣는 약관도 많으니, 그 조항이 있는지도 함께 본다.
법원이 시술로 본 이유
법원은 치수절제술이 생체를 절단 · 절제하는 것보다 천자나 신경차단에 가깝다고 판단했다. 근거는 네 가지였다.
- 치수는 치아 안쪽의 신경관조직이다. 이를 없애도 보통의 생체 절단처럼 피가 나지 않고 따로 회복할 기간도 필요 없다.
- 법원의 사실조회에 회신한 협회가 약관상 수술로 보기 어렵다고 했고, 서울대학교 치과병원 치의학백과와 국립중앙의료원 자문의도 시술로 평가했다. 국가건강정보포털 역시 신경치료를 시술로 정의한다.
- 치수절제술은 2007년경 이미 요양급여 항목으로 들어가 있어 최신 수술기법이라고 볼 수도 없다.
- 명칭에 절제가 있다고 약관상 수술로 단정할 수 없다. 시술로 보는 해석이 더 합리적이고, 그렇게 해석해도 위법하거나 현저히 불합리하지 않다고 봤다. 실제 치료비가 수술보험금(200만~500만 원)에 훨씬 못 미친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청구 전에 확인할 것
수술이라는 이름이 붙은 치료라도 약관 정의를 채우지 못해 다툼이 되는 일이 적지 않다. 내가 상담했던 사례 중에도 시술 이름만 보고 청구했다가 거절당하고 나서야 약관 정의를 찾아본 경우가 있었다.
- 약관의 수술 정의 조항: 절단 · 절제 요건이 있는지, 천자 · 신경차단을 빼는지
- 진료기록지와 수술기록지에 적힌 정확한 치료명과 방법
- 내 약관이 1~5종 수술분류표 방식인지, 정의 조항 방식인지
- 소송까지 간다면 소액사건은 상고 이유가 제한된다는 점
이 사건이 남긴 교훈은 이름에 기대지 말라는 것이다. 치수절제술처럼 절제라는 말이 들어 있어도, 실제로 생체를 잘라 내는 조작이 아니라면 약관상 수술 요건을 채우지 못한다. 4개 보험사를 상대로 1,140만 원을 청구했지만 1심과 항소심 판단은 같았고, 손에 쥔 것은 골절진단비 30만 원이었다.
자주 헷갈리는 점
신경치료(근관치료)는 어떤 보험에서도 수술보험금이 안 나오느냐 하면 그렇지는 않다. 이 판결은 절단 · 절제 조작을 요구하는 정의 조항 방식 약관을 다룬 것이고, 수술분류표에 해당 치료가 적혀 있는 상품이라면 판단이 달라질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발치나 임플란트도 치조골 절제처럼 생체 조직을 자르는 과정이 따른다면 약관에 따라 인정될 여지가 있다. 이 역시 수술 정의와 치과 치료 면책 조항이 있는지에 따라 결론이 갈린다.
소액사건을 대법원에서 다시 다툴 수 있느냐는 질문도 있다. 소액사건은 소액사건심판법 제3조가 정한 사유, 곧 헌법이나 법률 위반 같은 경우에만 상고할 수 있다. 이 사건도 상고이유가 여기에 해당하지 않아 본안 판단 없이 기각됐다.
정리하면
이 사건 약관에서 치수절제술, 곧 신경치료는 수술로 인정되지 않았고, 그 판결이 대법원 상고기각으로 확정됐다. 수술 요건을 갖췄다는 입증 책임은 청구하는 쪽에 있다는 점도 판결이 짚었다. 수술보험금 청구의 출발점은 치료 이름이 아니라 약관의 수술 정의 조항이다. 진료기록과 약관을 나란히 놓고 맞춰 본 뒤에 청구 여부를 정하는 것이 순서다.
이 글과 닿는 지식
댓글 0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어서 읽기
가이드
MRI 실비
MRI 실비는 계산서에 급여로 찍혔는지 비급여로 찍혔는지, 그리고 몇 세대 실손인지가 계산을 가른다 — 비급여 MRI는 3 · 4세대가 연 300만원 · 자기부담 30% 구조, 현행 5세대 비중증 특약2는 1회당 5만원과 50% 중 큰 금액을 빼고 연 200만원까지다. 3세대 이후는 MRI가 별도 한도로 묶여 있어 "입원해야 MRI가 다 나온다"는 말이 그대로 맞지 않고, 입원은 6시간 체류가 아니라 입원 치료의 실질로 판단된다.
대법원 판례
치아 신경치료(치수절제술)는 약관상 "수술"이 아니다 — 상해수술비 · 골절수술비 청구 기각, 소액사건 상고기각
대법원 2023. 3. 16. 선고 2022다297984
금감원 자료
5세대 실손의료보험 5.6 출시 — 비중증 비급여 자기부담 50% · 한도 1천만원, 보험료 4세대 대비 약 30% 인하
제도 변경 · 2026. 05. 06
이 글의 실무 견해는 작성자 개인의 의견이며 법률·손해사정 자문이 아닙니다. 실제 사건은 약관과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