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발톱무좀 레이저 실손 — 보험사가 채권을 넘겨받아 낸 소송이 각하된 이유
열손사· 조회 0
실손보험사가 피보험자들에게서 부당이득반환채권을 넘겨받아 병원을 상대로 낸 양수금 소송이 2023년 7월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각하됐다(2022가단5267559). 법원은 이 채권양도가 소송을 시키려는 목적의 소송신탁이어서 신탁법 제6조를 유추적용하면 무효라고 봤다. 손발톱진균증 레이저 시술이 임의비급여인지라는 본안은 다루지 않았다.
핵심만 먼저
- 피보험자 26명이 한 의원에서 레이저 손발톱진균증 치료를 받고 실손보험금 3,418만여 원을 받았다.
- 보험사는 채권을 양수한 뒤 2022년 8월 31일 의사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 법원은 채권양도가 소송신탁이라며 소를 각하했다.
- 각하는 내용을 판단하지 않은 결정이라 레이저 시술의 정당성은 결론이 나지 않았다.
사건은 이렇게 시작됐다
보험사가 병원을 직접 상대로 소송을 거는 실손 분쟁이 늘고 있다. 그런데 이런 소송이 문턱에서 걸려 각하되는 경우가 있다. 각하는 소송 요건을 갖추지 못해 내용을 들여다보기 전에 끝내는 결정이다.
이 사건 피보험자 26명은 한 의원에서 레이저를 쓰는 손발톱진균증(손발톱무좀) 치료를 받고 비급여로 진료비를 냈다. 모두 실손의료비 담보가 있는 보험에 가입해 있었고, 보험사에서 합계 3,418만여 원을 실손보험금으로 받았다. 보험사는 2022년 6월부터 8월경 사이 피보험자들에게서 병원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채권을 보험사에 넘긴다는 채권양도계약서를 받았고, 2022년 8월 31일 그 채권을 근거로 의사에게 양수금을 청구했다.
보험사가 내세운 논리
보건복지부 신의료기술 평가 고시에 따르면 이 레이저 치료는 경구 항진균제를 먹을 수 없는 손발톱진균증 환자에게 하도록 돼 있다. 보험사는 피보험자들이 복용 가능 여부를 확인받지 않은 채 시술을 받았으니 고시 기준을 벗어난 임의비급여라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진료계약은 법률상 원인이 없어 무효이고, 병원이 받은 진료비는 돌려줘야 할 부당이득이라는 논리다.
배경에는 앞선 소송들의 결과가 있다. 보험사가 피보험자를 대신해 낸 대위소송이 보전의 필요성이 없다는 이유로 연달아 패소하자, 아예 채권을 넘겨받아 자기 이름으로 소송을 내는 방식으로 바꾼 것으로 이해된다.
법원이 본 기준 — 소송신탁인가
소송을 하게 하는 것이 주된 목적인 채권양도는 신탁법상 신탁이 아니더라도 신탁법 제6조를 유추적용해 무효가 된다. 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7다272103 판결 등이 세운 법리다. 법원은 이 사건에서 다음 사정을 모아 판단했다.
- 대위소송이 계속 지자 보험사들이 채권양수 방식으로 돌아섰다.
- 피보험자들이 보상 범위나 채권이 있는지, 얼마인지를 분명히 알고 넘겼다고 보기 어렵다.
- 채권양도계약도, 양도 통지도 모두 소를 내기 직전에 이뤄졌다.
- 채권이 성립하는지와 그 범위는 사람마다 따로 판단해야 한다.
이 사정들을 합쳐 보면 채권을 넘긴 주된 목적은 소송을 하려는 데 있었고, 그래서 소송신탁으로 무효라는 결론이 나왔다.
이 판결을 읽을 때 조심할 점
가장 중요한 것은 이 판결이 본안을 판단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레이저 시술이 정말 임의비급여인지, 진료계약이 무효인지에 대해 법원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채권을 넘겨받아 소송을 낸 방식 자체가 부적법하다는 이유로 소를 닫았을 뿐이다. 그러니 이 판결을 근거로 레이저 시술이 정당하다거나 보험사 주장이 틀렸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실무에서는 보험사가 피보험자 채권을 양수해 요양기관을 상대로 소송하는 방식이 소송신탁이라는 벽에 막힐 수 있다는 점을 보여 준 사례로 받아들여진다. 비급여나 임의비급여를 둘러싼 다툼은 사안마다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진다.
자주 헷갈리는 점
각하와 기각은 다르다. 각하는 소송 요건이 없어 본안을 따지지 않고 끝내는 것이고, 기각은 본안을 심리한 뒤 청구에 이유가 없다고 물리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송신탁은 주로 소송을 하게 할 목적으로 권리를 넘겨받는 것을 말한다. 채권양도에 이른 경위, 소를 내기까지의 시간 간격, 당사자 관계 같은 사정을 모아 판단한다.
이 판결이 병원의 비급여 청구가 정당하다는 뜻도 아니다. 소송 방식의 문제만 다뤘고, 임의비급여 여부는 사안별로 따로 판단될 문제로 남았다.
정리하면
보험사가 피보험자의 채권을 양수해 병원을 상대로 낸 소송은 소송신탁으로 무효라는 이유로 각하됐다. 각하는 본안을 건드리지 않은 결정이어서 손발톱무좀 레이저 시술의 임의비급여 다툼은 그대로 남아 있다. 비급여와 부당이득 쟁점은 사안별 사실관계를 보고 판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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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의 실무 견해는 작성자 개인의 의견이며 법률·손해사정 자문이 아닙니다. 실제 사건은 약관과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