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의비급여 진료비 반환 기준 — 급여 · 법정 비급여와의 경계, 예외 3요건, 실손 보장 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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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의비급여는 의료기관이 건강보험 요양급여기준을 비켜 가 스스로 비급여로 처리하고 환자에게 돈을 받은 진료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를 원칙적으로 "사위 기타 부당한 방법"에 해당한다고 했다(대법원 2012. 6. 18. 선고 2010두27639). 예외는 절차적 불가피성, 의학적 필요성, 충분한 설명과 동의 세 가지를 모두 갖췄을 때뿐이다. 위법한 임의비급여 진료비는 진료계약이 효력을 잃어 환자가 민법 제741조에 따라 돌려 달라고 할 수 있고, 실손의료보험이 보장하는 법정 비급여와는 다른 칸에 놓인다.
핵심만 먼저
- 원칙은 급여, 예외가 비급여다. 법령이 열거한 비급여만 적법한 "법정 비급여"다.
- 임의비급여는 급여도 법정 비급여도 아닌 진료를 비급여로 돌린 것이고, 환자 동의가 있어도 원칙적으로 위법이다.
- 예외 3요건은 누적 요건이다. 하나라도 빠지면 원칙으로 돌아가고, 예외 사유는 요양기관이 증명해야 한다는 것이 판례 흐름이다.
- 위법한 임의비급여 진료비는 부당이득반환 대상이고, 그 권리를 쓸지는 환자가 정한다(대법원 2022. 8. 25. 선고 2019다229202).
- 실손 보장은 급여 본인부담분과 법정 비급여까지다. 임의비급여는 보장 밖이다.
병원 실무자 교육에서 가장 자주 듣는 질문이 "비급여니까 동의만 받으면 되지 않느냐"다. 동의서 한 장으로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 법이 허용한 비급여는 환자에게 정당하게 청구할 수 있고 실손으로도 보상되지만, 기준 밖에서 만들어 낸 비급여는 환수 · 업무정지에 진료비 환불까지 불러올 수 있다.
법이 그어 둔 급여와 비급여의 선
요양급여는 건강보험이 적용돼 공단과 환자가 비용을 나눠 내는 진료다. 국민건강보험법 제41조 제1항은 가입자와 피부양자의 질병 · 부상 · 출산 등에 대해 다음을 요양급여로 정한다.
- 진찰 · 검사
- 약제 · 치료재료의 지급
- 처치 · 수술 및 그 밖의 치료
- 예방 · 재활
- 입원
- 간호
- 이송
눈여겨볼 것은 같은 조 제2항의 짜임이다. 요양급여의 범위를 "보건복지부장관이 비급여대상으로 정한 것을 제외한 일체의 것"으로 잡는다. 급여가 기본값이고 비급여는 빼놓은 목록이라는 뜻이다. 그 목록의 근거는 같은 조 제4항(업무나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는 질환에 대한 치료 등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사항)이고, 구체적인 항목은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의 기준에 관한 규칙 제9조와 [별표 2]에 있다.
그러니 적법한 비급여는 법령이 이름을 올려 둔 것뿐이다. 환자가 전액을 내도 법령이 허용한 항목이라 문제가 없다.
세 칸으로 나눈 진료비
진료비를 성격별로 나누면 세 칸이 나온다.
- 첫째 칸, 요양급여: 공단과 환자가 비용을 나눠 내는 진료. 위법 문제가 없다.
- 둘째 칸, 법정 비급여: [별표 2]에 이름이 있는 진료. 환자가 다 내지만 역시 적법하다.
- 셋째 칸, 임의비급여: 앞의 두 칸 어디에도 들어가지 않는 진료. 환자가 다 내고, 원칙적으로 위법이다.
임의비급여가 생기는 모양은 대체로 세 가지다. 급여의 인정기준 · 산정기준을 벗어난 진료를 급여로 청구하지 않고 비급여로 돌리는 경우,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사항을 넘어 약을 쓰고 그 값을 환자에게 받는 경우, 별도로 산정할 수 없게 정해진 치료재료나 행위료를 떼어 내 환자에게 청구하는 경우다.
병원 쪽에는 "환자에게 꼭 필요한 치료인데 급여 기준이 따라오지 못한다"는 사정이 분명히 있다. 그러나 선의와 법적 평가는 따로 움직인다. 의료진 판단이 옳았더라도 절차를 밟지 않으면 부당청구로 평가될 수 있다는 점이 이 쟁점을 어렵게 만든다.
대법원이 원칙을 위법으로 본 논리
2012년 전원합의체 판결은, 기준과 절차를 따르지 않고 임의로 비급여 진료를 한 뒤 환자와 비급여로 하기로 합의해 진료비를 받았다면 그것도 원칙적으로 "사위 기타 부당한 방법으로 가입자 등으로부터 요양급여비용을 받거나 가입자 등에게 이를 부담하게 한 때"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판결이 합의가 있었던 경우를 굳이 짚었다는 점이 중요하다. 환자와 뜻이 맞았다는 사정만으로는 위법성이 지워지지 않는다. 요양급여기준이 당사자끼리 합의로 비켜 갈 수 있는 임의규정이 아니라 강행규정의 성격을 띠기 때문이다.
위법으로 판단되면 요양기관에는 부당이득 환수, 업무정지나 과징금이 따를 수 있다. 이 전원합의체 사건에서 문제 된 환수 · 과징금 처분은 169억 원대였다.
예외 3요건과 증명의 부담
판결이 열어 둔 예외를 실무 말로 옮기면 이렇다.
1. 절차적 불가피성: 급여나 비급여 목록에 정식으로 올릴 신청 절차가 없었거나, 절차는 있어도 환자 상태로 보아 결과를 기다릴 수 없었다.
2. 의학적 필요성: 안전성과 유효성을 갖췄고, 그 환자에게 그 시점에 시행할 필요가 분명했다.
3. 설명과 동의: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환자가 비용을 낸다는 점을 충분히 알리고 승낙을 받았다.
셋은 골라 쓰는 것이 아니라 모두 갖춰야 하는 요건이다. 특히 동의만 받아 둔 것으로는 모자란다. 판결이 합의하고 받은 경우까지 원칙적으로 위법이라고 전제한 다음 예외를 논했기 때문이다. 동의서는 챙겼는데 절차적 불가피성이나 의학적 필요성에 관한 기록이 없다면 뒤에 요건을 증명할 길이 없다.
누가 증명하느냐도 결정적이다. 예외에 해당한다는 사정은 그것을 주장하는 요양기관이 증명해야 한다는 것이 판례 흐름으로 알려져 있다. 진료 당시 근거를 남겨 두지 않으면 나중에 되살리기 어렵다.
요건별로 무엇이 남아 있어야 하는지 바꿔 말하면 이렇다. 첫째 요건에는 왜 정식 절차를 밟을 수 없었는지, 혹은 왜 기다릴 수 없었는지를 보여 주는 기록이 필요하다. 둘째 요건에는 그 환자의 상태와 그 시점에 그 진료를 고른 의학적 이유가 진료기록에 구체적으로 적혀 있어야 한다. 셋째 요건에는 비용을 환자가 전부 낸다는 설명을 언제, 어떤 내용으로 했는지가 동의서와 기록에 드러나야 한다. 세 가지 가운데 한 가지라도 "그때는 그랬다"는 말로만 남아 있다면, 분쟁이 생겼을 때 그 요건은 없었던 것과 다르지 않다.
환자가 진료비를 돌려받는 구조
요양급여기준이 강행규정이므로, 이를 어기고 맺은 진료계약은 그 부분만큼 효력이 없다. 의료기관이 받은 진료비는 법률상 원인 없이 얻은 이익이 되고, 민법 제741조의 반환 대상이 된다.
2022년 전원합의체 판결(2019다229202)은 환자인 피보험자가 요양기관에 진료비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을 갖는다는 전제에서 출발했다. 그리고 그 채권을 실제로 행사할지는 피보험자의 의사에 달려 있고, 무자력이 아닌 한 피보험자가 직접 정할 권리를 가진다고 했다. 환자에게 반환청구권이 있다는 점, 그리고 그 권리를 쓸지는 환자 본인이 고른다는 점을 함께 밝힌 것이다. 제3자가 환자의 뜻과 무관하게 이 권리를 대신 행사하는 데 제약이 따른다는 취지로 읽힌다.
환자가 밟는 순서는 의료기관에 환불 요청,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진료비확인요청, 민사상 부당이득반환청구다. 심평원 진료비확인에서 과다본인부담금으로 확인되면 환불 통보가 나간다.
이 순서에는 이유가 있다. 의료기관과 직접 정리되면 시간과 비용이 가장 적게 든다. 거기서 막히면 공적 기관의 확인을 거쳐 판단의 근거를 확보하고, 그래도 해결되지 않을 때 소송으로 간다. 앞 단계에서 받아 둔 서류와 확인 결과가 뒤 단계의 증거가 되므로, 처음부터 영수증과 세부산정내역서를 빠짐없이 모아 두는 것이 전체 과정의 바탕이 된다.
실손이 덮는 범위
돈의 흐름으로 보면 선이 분명해진다.
- 공단부담분: 공단이 직접 낸 돈이라 환자 부담이 아니고, 실손 대상이 아니다.
- 본인부담분: 환자가 낸 급여 부분으로, 실손 대상이다.
- 법정 비급여: 환자가 전액 냈지만 적법한 비급여라 실손 대상이다.
- 임의비급여: 애초에 적법한 비급여가 아니어서 보장되지 않고, 환자 부담으로 남는다.
환자에게는 이중의 불이익이다. 보험으로 돌려받지 못하고, 돌려받으려면 의료기관을 상대로 따로 절차를 밟아야 한다. 병원도 마찬가지로 당장은 수납했어도 환수와 환불이 겹치면 손실이 더 커진다. 교육 때마다 강조하는 것은, 임의비급여가 "보험이 안 되는 항목"이 아니라 "처음부터 받아서는 안 됐던 항목"의 문제라는 점이다. 두 개념을 한 칸에 놓으면 판단이 흐려진다. 보험이 안 되는 항목은 환자가 알고 내면 끝나지만, 받아서는 안 됐던 항목은 환자가 알고 냈어도 돌려줘야 할 수 있다. 이 차이를 놓치면 병원은 수납을 정상 매출로, 환자는 지출을 어쩔 수 없는 비용으로 잘못 기록하게 된다.
위법으로 판단된 사례들
- 아토피 환자에게 식약처 허가범위를 넘는 주사제를 쓰고 기준을 넘는 면역검사를 한 뒤 비용을 받은 사건(서울고등법원): 부당청구로 보고 업무정지 · 환수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
- 앞에서 본 백혈병 환자 조혈모세포이식 사건(대법원 2010두27639 · 27646 전원합의체): 원칙은 위법이라고 못 박으면서도, 예외 3요건에 해당하는지 다시 살피라며 사건을 돌려보냈다.
- 임신 28주 이후 산모에게 산전 비자극검사를 기준 밖으로 시행하고 비급여로 받은 사건: 위법으로 보고 심평원의 환불 통보가 적법하다고 판단.
- 따로 값을 매길 수 없는 비용과 허가 밖 투약 비용을 환자에게 받은 사건(대법원 2014두779): 위법이라는 출발점은 유지하되, 설명과 동의 요건이 갖춰졌는지 따져 보라며 파기환송했다.
두 건이 파기환송됐다는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 곧바로 적법으로 뒤집힌 것이 아니라 예외 요건을 제대로 심리하라는 취지였다. 예외의 문은 닫혀 있지 않지만, 그 문을 열려면 요건마다 증명이 필요하다.
자주 헷갈리는 점
환자가 동의서에 서명했다면 적법한가. 부족하다. 판결은 환자와 비급여로 하기로 합의해 받은 경우도 원칙적으로 부당한 방법이라고 했다. 절차적 불가피성과 의학적 필요성까지 갖춰야 하고, 세 요건은 모두 충족해야 한다.
법정 비급여와 임의비급여는 어떻게 가르는가. 요양급여기준 규칙 제9조와 [별표 2]에 올라 있는지가 기준이다. 올라 있으면 법정 비급여로 환자에게 정당하게 청구할 수 있고 실손 보장도 된다. 올라 있지 않은데 급여로도 청구하지 않고 비급여로 돌렸다면 임의비급여일 수 있다.
임의비급여로 낸 돈은 어떻게 돌려받는가. 의료기관에 환불을 요청하고, 안 되면 심평원 진료비확인요청을 한다. 과다본인부담금으로 확인되면 환불 통보가 나가고, 그래도 돌려주지 않으면 민법 제741조에 따른 부당이득반환청구 소송을 낼 수 있다. 진료비 영수증, 진료비 세부산정내역서, 진료기록을 먼저 받아 둔다.
실손보험금을 이미 받았는데 그 항목이 임의비급여였다면, 보장 대상이 아니므로 보험사가 지급한 보험금의 반환을 문제 삼을 여지가 있다. 개별 약관과 지급 경위에 따라 판단이 다르니, 지급 근거가 된 항목이 법정 비급여인지 임의비급여인지부터 세부산정내역서로 확인한다.
병원이 분쟁에 대비해 남길 것은 3요건에 대응하는 기록이다. 등재 신청이 불가능했거나 기다릴 수 없었던 사정, 그 환자에게 그 진료가 필요했던 의학적 근거, 비용 부담에 관한 설명 내용과 동의 과정이 진료기록과 동의서에 구체적으로 남아 있어야 한다.
정리하면
비급여에는 법령이 허용한 법정 비급여와 기준 밖의 임의비급여가 있고, 법적 효과가 다르다. 임의비급여는 환자 동의가 있어도 원칙적으로 위법이며 예외 3요건을 모두 갖춰야 적법해질 수 있다. 위법한 임의비급여 진료비는 환자가 부당이득으로 반환을 청구할 수 있고, 실손 보장은 급여 본인부담분과 법정 비급여까지다. 병원은 비급여 항목을 정할 때 [별표 2] 등재 여부부터 보고, 부득이한 진료라면 3요건에 맞는 기록을 진료 당시에 남겨야 한다. 환자는 고액 비급여를 냈다면 세부산정내역서로 항목별 성격부터 확인하는 것이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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