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구 대리 · 합의 주선만 해도 변호사법 위반, 보수는 전액 추징 — 대법원 2000도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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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사정인이 보수를 받기로 하고 피해자를 대신해 보험금을 청구하거나 합의를 주선하는 것은 손해사정 업무가 아니다. 대법원은 2001년 11월 27일 2000도513 판결에서 이를 변호사법 위반으로 보고, 받은 돈 가운데 "정당한 손해사정 보수"만큼은 빼 달라는 주장을 물리친 채 전액을 추징했다. 합의 중재를 업무범위 밖으로 본 2000도1405 판결과 같은 흐름이지만, 금지 범위를 청구 대리와 합의 주선까지 넓히고 돈의 결과까지 정리했다는 점에서 따로 볼 만하다.
핵심만 먼저
- 보수를 받고 피해자 측을 대리 · 대행해 보험금을 청구하는 것은 손해사정 업무가 아니다.
- 손해배상액 결정에 관한 중재나 화해를 주선하거나 편의를 도모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 구 변호사법 제90조 제2호의 "화해"에는 재판상 화해뿐 아니라 민법상 화해도 들어간다.
- 행위 전체가 법률사무 취급이면, 손해사정 보수와 섞여 있어도 받은 돈 전부가 추징된다.
직접 도장을 찍지 않아도
이 사건 피고인은 합의서에 직접 서명하거나 날인한 사람이 아니었다. 피해자들을 대신해 보험회사와 연락하며 손해액을 정하는 요소들을 절충하고, 피해자들이 보험회사와 합의하도록 이끈 것이 전부였다. 그런데도 변호사법 위반이 인정됐다. 대리인으로 전면에 나서지 않고 주선하거나 유도하는 데 그쳐도 처벌된다는 것이 이 판결의 첫 번째 메시지다.
소송 밖 합의도 법률사무다
"법원에서 하는 화해가 아니니 법률사무가 아니지 않으냐"는 반론이 가능하다. 대법원은 구 변호사법 제90조 제2호의 화해에는 당사자끼리 서로 양보해 다툼을 끝내는 민법상 화해도 포함된다고 분명히 했다.
교통사고 보험 실무에서 이뤄지는 합의는 대부분 이 민법상 화해다. 소송 전 단계의 보험금 합의라도 보수를 받고 끼어들면 법률사무를 취급한 것이 될 수 있다. 보험회사 담당자를 만나 "이 금액이면 합의하자"고 조율하는 순간이 바로 그 지점이다. 상담하다 보면 "소송도 아닌데 뭐가 문제냐"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법원은 다르게 본다.
일부 보수를 빼 주지 않은 추징
실무적으로 가장 무거운 대목은 추징이다. 피고인은 받은 돈 중 일부는 적법한 손해사정 일의 대가이니 그만큼은 빼고 추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행위 전체가 화해에 관한 법률사무 취급에 해당하는 이상, 피해자들에게서 받은 금원 전부가 추징 대상이라고 봤다. 손해사정 보수와 섞여 있다고 나눠 주지 않는다. 변호사법상 추징은 위법행위로 얻은 이익을 남기지 않겠다는 취지라 법원이 엄격하게 다루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을 해 주고 받은 돈을 모두 내놓고 전과까지 남는 결과다.
판례가 남긴 안전지대
- 허용: 손해사정보고서를 작성해 제출하는 일, 보험회사가 요청하면 기재 내용의 근거를 밝히고 타당성에 관한 의견을 내는 일
- 금지: 피해자를 대리 · 대행한 보험금 청구, 보험회사와의 손해액 절충, 합의 유도 · 주선 · 편의 도모
나도 보험금 청구를 준비하는 사람에게 손해사정사, 변호사, 본인이 각각 할 수 있는 일의 경계부터 설명한다. 이 구분만 분명히 해도 쓸데없는 비용과 위험을 꽤 줄일 수 있다.
정리하면
2000도513 판결은 손해사정인의 보험금 청구 대리와 합의 주선 · 유도를 모두 변호사법 위반으로 봤다. 소송 전 합의도 민법상 화해로서 법률사무에 해당하고, 위반하면 손해사정 보수와 구분하지 않고 받은 돈 전액이 추징된다. 손해사정을 맡기거나 보험금 분쟁을 앞두고 있다면, 맡기려는 일이 사정과 대리 중 어느 쪽인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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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법에는 청구인이 손해사정 결과에 "이의신청"을 하는 조문이 따로 없고, 대신 손해사정서를 받아 그 중요한 내용을 설명받을 권리(제185조 ③ 3호 · 제189조 ①)와 손해사정사가 어겨서는 안 되는 금지행위(제189조 ③)가 있다. 그래서 이의는 손해사정서를 사실 확인 · 약관 적용 · 금액 산정의 세 층으로 나눠 틀린 곳을 특정하고, 그 층에 맞는 자료를 붙여 회사 재심사 · 제3자 판정 · 분쟁조정 · 소송으로 가져가는 순서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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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의 실무 견해는 작성자 개인의 의견이며 법률·손해사정 자문이 아닙니다. 실제 사건은 약관과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