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 · 무릎을 따로 치료했어도 "동일 병증"일 수 있다 — 청약서 7일 질문(2009다59688)
열손사· 조회 0
하나의 진단명 아래 여러 부위를 치료받았다면, 부위가 갈라져 있다는 이유만으로 청약서의 "같은 병으로 7일 이상 치료" 질문에서 빠진다고 볼 수는 없다. 대법원은 2010년 10월 28일 2009다59688 판결에서, 동일 병증이 아니라고 본 원심을 파기했다. 동일 병증인지는 원인 · 경과 · 증상 · 치료 방법 · 질병분류를 모아 평균적인 보험계약자의 눈높이에서 객관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핵심만 먼저
- 상법 제651조의2: 보험자가 서면으로 물은 사항은 고지의무의 "중요한 사항"으로 추정된다. 이 서면에는 청약서도 들어간다.
- 청약서 질문은 평균적 보험계약자의 이해가능성을 기준으로 객관적 · 획일적으로 해석한다.
- 이 사건의 "계속하여 7일 이상 치료" 질문은 같은 병증에 대한 계속 치료를 묻는 것으로 해석됐다.
- 기타 다발성 관절증 진단으로 여러 부위를 20일간 치료받은 경우, 부위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동일 병증을 부정할 수 없다.
- 판결은 고지의무 위반을 확정한 것이 아니라 다시 심리하라고 돌려보낸 것이다.
중요한 사항은 무엇인가
상법 제651조는 계약 때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가 보험자에게 중요한 사항을 알리도록 한다. 중요한 사항이란 보험자가 사고 발생과 책임 부담의 가능성을 가늠해 계약을 맺을지, 보험료나 면책조항 같은 조건을 어떻게 정할지 판단하는 기준이 되는 사실이다. 보험회사가 미리 알았다면 계약하지 않았거나 같은 조건으로는 하지 않았을 사정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무엇이 여기에 해당하는지는 막연할 수 있다. 그래서 상법 제651조의2는 보험자가 서면으로 질문한 사항을 중요한 사항으로 추정하고, 대법원은 보험청약서도 이 서면에 포함된다고 봤다. 청약서에 답을 요구하는 질문이 있다면 그 사항은 일단 고지 대상으로 추정되는 구조다.
질문 문구는 누구의 눈으로 읽나
청약서 질문이 무엇을 묻는지는 문구 해석의 문제다. 대법원은 보험회사가 속으로 의도한 뜻도, 가입자 한 사람의 주관적 이해도 아닌, 보통의 가입자가 그 문구를 읽고 이해할 만한 내용으로 객관적이고 일률적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했다.
이 사건 청약서에는 "최근 5년 이내에 의사로부터 진찰 · 검사를 받고 그 결과 입원 · 수술 · 정밀검사를 받았거나 계속하여 7일 이상의 치료 또는 30일 이상의 투약을 받은 적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이 있었고, 피보험자는 "아니오"라고 답했다. 대법원은 이 질문이 같은 병증에 관해 7일 이상 계속 치료 등을 받았는지를 묻는 취지라고 봤다. 서로 다른 병의 치료 일수를 단순히 더하는 것이 아니다.
원심과 대법원이 갈린 지점
피보험자는 "기타 다발성 관절증"이라는 하나의 진단으로 어깨, 팔꿈치, 무릎 등 여러 부위를 20일 동안 치료받았다. 원심은 진단은 하나여도 치료 부위가 여러 곳이니 동일 병증에 대한 7일 이상 계속 치료로 볼 수 없다며 고지의무 위반을 부정했다.
대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같은 병증인지는 병의 원인과 경과, 실제로 나타난 증상, 치료 방법, 의학상 질병분류 같은 사정을 종합해 역시 평균적 계약자의 이해를 기준으로 정해야 한다고 했다. 증상이 몸 여러 곳에 나타나 부위별로 치료했다는 사정만으로 동일 병증이 아니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자주 헷갈리는 점
이 판결을 "여러 부위 치료는 무조건 고지 대상"으로 읽으면 안 된다. 대법원은 동일 병증이 아니라고 단정한 원심의 판단 방법이 잘못됐다고 본 것이고, 고지의무 위반 여부는 다시 심리하도록 했다. 결론은 원인, 경과, 질병분류를 종합한 판단에 달려 있다.
실무에서 고지의무 분쟁은 청약서에 무엇을 물었고 그 질문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서 갈리는 경우가 많다. 가입자 쪽에서는 하나의 진단명으로 묶이는 치료라면 부위가 여러 곳이어도 질문에 해당할 수 있다는 점을 알고 답하는 것이 안전하다. 심사하는 쪽에서는 부위가 다르다는 사정만으로 동일 병증을 부정하기 어렵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정리하면
청약서에서 서면으로 물은 사항은 고지의무의 중요한 사항으로 추정되고, 그 질문은 평균적인 계약자의 이해를 기준으로 객관적으로 해석된다. 하나의 진단 아래 이뤄진 치료라면 치료 부위가 흩어져 있다는 이유만으로 동일 병증이 아니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것이 2009다59688 판결의 요지다.
이 글과 닿는 지식
댓글 0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어서 읽기
가이드
보험 고지의무(계약 전 알릴 의무) 위반
고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보험회사가 계약을 해지하려면 청약서가 물은 중요한 사항을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알리지 않았어야 하고, 정해진 기간 안에 해지해야 한다. 해지가 되더라도 알리지 않은 사실과 보험사고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으면 그 사고의 보험금은 따로 따진다. 청약서 문항, 해지 통지서의 사유와 날짜, 진료기록이 판단 재료다.
금감원 자료
무료 강연(브리핑) · 박람회에서 보험 가입할 때 유의사항 5단계 — 설계사 확인 · 가입 목적 · 본인 청약 · 해피콜 · 3만원 초과 금품 거절
소비자 유의 · 2026. 09. 21
이 글의 실무 견해는 작성자 개인의 의견이며 법률·손해사정 자문이 아닙니다. 실제 사건은 약관과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