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17다48959 사건의 화재보험 약관은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가 손해의 통지 또는 보험금청구에 관한 서류에 고의로 사실과 다른 것을 기재하였거나 그 서류 또는 증거를 위조하거나 변조한 경우에는 피보험자는 손해에 대한 보험금청구권을 잃게 된다”고 정했다. 같은 취지의 조항은 여러 재물보험 약관에 있다.
대법원은 이 조항을 문언대로만 읽지 않는다. 2006다29105 는 증빙을 갖추기 어렵거나 가치에 대한 견해 차이로 일부 사실과 다른 서류를 내거나 가치를 다소 높게 신고한 정도로는 청구권이 상실되지 않는다고 봤다. 2017다48959 는 부당행위의 정도와 보험의 사회적 효용을 비교 · 형량해 엄격하게 판단해야 한다며, 독립한 여러 물건을 목적으로 한 화재보험에서 상실 범위를 허위 청구를 한 그 물건으로 한정했다 — 매수가격을 부풀린 전손 기계는 상실을 인정했지만, 수리비가 따로 산정된 일부 훼손 기계는 상실 대상이 아니라고 봤다.
상실 조항과 손해배상은 계산이 다르다. 2012다92258 은 허위 자료로 보험금이 지급된 사건에서, 불법행위 손해액은 지급된 보험금 전액이 아니라 실제 지급액과 기망이 없었다면 지급됐을 보험금의 차액이라고 했다. 질권이 설정된 보험금을 누구에게 되찾을 수 있는지도 따로 판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