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법 제677조는 손해보험 통칙에 있는 조문이다. 보험료를 나눠 내는 계약에서 사고가 나면, 보험회사는 남은 보험료를 따로 청구하지 않고 보험금에서 바로 공제할 수 있다. 아직 내야 할 날이 오지 않은 보험료도 공제 대상이라는 점이 핵심이다. 보험료를 내지 않아 계약이 해지된 경우(상법 제650조)와는 다르다. 제677조는 계약이 살아 있고 보상 책임이 있다는 것을 전제로, 지급할 금액을 정산하는 규정이다.
분쟁에서는 보장 범위와 보험료가 맞지 않을 때 이 조문이 정산 수단으로 쓰였다. 금감원 분쟁조정 제2003-72호는 모텔 시설 · 집기에 든 패키지보험에서 청약서 기본선택담보에 “화재위험”만 체크돼 있고 그 보험료만 받았다며 보험회사가 태풍 침수 손해를 거절한 사건이다. 위원회는 약관의 기본담보가 위험별 선택 구조가 아니고, 증권에도 위험별 인수 구분이 없으며, 청약서를 계약자가 작성 · 날인하지 않았고 사본도 받지 못했다는 점에서 화재만 담보하기로 한 개별약정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상법 제677조에 따라 전위험 담보 보험료와 이미 낸 보험료의 차액을 보험금에서 공제하라고 했다.
그래서 “약관대로 보상받되 그만큼 덜 낸 보험료는 정산한다”는 결론이 나올 수 있다. 청구액을 계산할 때 이 공제를 미리 넣어 두면 보험회사 산정서와 비교하기 쉽다. 제2003-72호는 2004년 결정이고, 지금 기업성 패키지보험은 위험별 선택 담보 구조로 약관 · 증권이 짜인 것이 많아 같은 쟁점이라도 결론이 다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