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해보험은 신체를 가진 사람을 전제로 하지만(상법 제737조), 상법은 태아를 피보험자로 하는 것을 금지하지 않는다. 대법원 2016다211224 는 자녀 출생 약 5개월 전 태아를 피보험자로 든 어린이보험에서 자녀가 분만 과정에서 뇌손상을 입은 사건이다. 대법원은 태아의 형성 중인 신체도 보호할 법익이 있고, 약관이나 개별 약정으로 출생 전 상해를 담보하는 것은 계약자에게 불리하지 않아 상법 제663조에 반하지 않는다고 했다. 특별약관은 “태아는 출생 시에 피보험자가 된다”고 했지만, 청약서에 피보험자를 “태아”로 적고 계약일부터 보험료를 받아 보험기간을 개시한 개별 약정이 우선한다고 봤다. 산모가 피보험자일 때의 “출산” 면책을 자녀가 피보험자인 계약에 끌어다 쓸 수 없다는 판단도 함께 했다.
고지의무는 청약 때를 기준으로 한다. 금감원 분쟁조정 제2017-1호는 산전 초음파에서 태아 심장기형 가능성을 듣고 정밀검사를 예약한 상태에서 6일 뒤 청약하면서 “산전검사에서 태아 이상 가능성이 발견되었는지” 질문에 “아니오”로 답한 사안이다. 위원회는 질문이 명확해 조금만 주의하면 알 수 있었고 의무기록을 선별 제출한 점도 들어 중과실을 인정했고, 설계사도 함께 대수롭지 않게 여긴 정도로는 고지방해가 아니라고 봤다. 의사가 큰 문제가 아니라고 했다는 것은 고지 면제 사유가 아니었다.
어린이보험에 사망 담보가 붙어 있으면 상법 제732조가 걸린다. 15세 미만자의 사망을 보험사고로 한 계약은 무효다. 대법원 2011다9068 은 이 조문이 효력규정이어서 부모 동의나 수익자 지정으로 고칠 수 없지만, 계약 목적에 비추어 사망 담보 부분만 무효이고 장해 · 입원 담보는 유효하다고 봤다. 출생 뒤 사고에서 가해자에 대한 손해배상은 별개의 문제로, 민법 제762조는 태아가 손해배상청구권에 관해서는 이미 출생한 것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