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10다96454 는 주피보험자의 호적상 또는 주민등록상 배우자만 종피보험자로 들 수 있고 부부가 따로 가입할 때보다 보험료가 할인되는 부부형 보험에서, “종피보험자가 보험기간 중 주피보험자의 배우자에 해당되지 아니하게 된 때에는 종피보험자의 자격을 상실한다”는 조항이 설명의무 대상인지 다툰 사건이다. 대법원은 배우자만 가입할 수 있는 상품 구조, 자격상실 조항이 자격취득 규정과 같은 조항에 있는 점, 이혼한 사람이 종전 배우자의 종피보험자 지위를 유지하면 도덕적 위험이 생길 수 있는 점을 들어, 별도 설명이 없어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사항이라 설명의무 대상이 아니라고 봤다.
금감원 분쟁조정 제2004-31호도 같은 방향이다. 약관이 종피보험자를 주피보험자와의 “호적상의 관계”가 배우자인 사람으로 정하고, 계약일 이후 제적되면 그날부터 자격을 잃는다고 정한 가족형 암보험이었다. 부부가 빚 때문에 협의이혼해 아내가 제적된 뒤에도 사실혼을 유지하다 유방암 진단을 받았지만, 위원회는 배우자는 법률상 배우자만 뜻하고 경제적 사정으로 한 협의이혼도 무효가 아니라며 보험금 지급 책임이 없다고 했다. 그 사건은 주피보험자의 장해로 보험료 납입이 면제돼 계약이 계속 살아 있었기 때문에, 이혼 뒤에도 보장이 이어진다고 믿기 쉬웠다.
그래서 이혼 · 자녀 성년 같은 신분 변동이 생기면 종피보험자 자격이 자동으로 끝나는지 약관을 확인하는 것이 먼저다. 자격이 끝나는 구조라면 보장을 이어 가려면 별도 계약이 필요할 수 있다. 피보험자 정의에 사실혼을 포함하는지는 상품마다 다를 수 있어, 위 사례들의 결론이 모든 가족형 상품에 그대로 적용되지는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