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는 민법상 화해계약이다. 화해는 당사자가 서로 양보해 분쟁을 끝내기로 약정하는 것이고(제731조), 양보한 권리는 소멸한다(제732조). 화해계약은 착오를 이유로 취소하지 못하고, 다만 화해 당사자의 자격이나 화해의 목적인 분쟁 이외의 사항에 착오가 있으면 예외다(제733조). 그래서 “합의 뒤 장해가 나왔으니 착오”라는 주장만으로는 합의를 되돌리기 어렵고, 판례는 합의의 효력이 미치는 범위를 해석하는 방식으로 후발손해를 다룬다.
판례가 요구하는 것은 손해 범위를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한 합의였는지, 합의 당시 그 손해를 예상할 수 없었는지, 예상했다면 그 금액으로 합의하지 않았을 만큼 중대한 손해인지다. 대법원 2003다19206 은 “책임보험 부상 손해보상금 일체”라고 적은 합의가 치료 종결 전에 이뤄졌고 보험사 내부 문서에 장해를 인정하고도 보상금에 넣지 않았다면 후유장해 손해는 합의 범위 밖이라고 했다. 식물인간 상태로 여명 단축을 전제해 합의한 뒤 피해자가 예상보다 오래 생존하거나 회복한 사건들(99다42797 · 2001다9496)도 늘어난 기간의 손해를 합의 밖으로 봤다.
반대 방향의 판례도 같은 기준이다. 대법원 99다63176 은 합의 뒤 새로 판정된 하지단축이 합의 전 수술로 이미 생겨 있던 것을 뒤에 알게 된 것뿐이라며 합의 효력이 미친다고 했고, 대법원 99다39418 은 합의 당시 알던 인대손상에서 비롯된 비교적 가벼운 장해는 예견할 수 있었다고 봤다. 조정 결정 뒤의 추가 청구도 당시 감정에 이미 영구장해 가능성이 나왔다면 새로운 손해가 아니라고 했다(2000다33690). 인정되면 그 후발손해의 지연손해금과 현가 산정 기준시는 손해가 판명된 때다(2017다2895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