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과실 사고에서 각자의 손해는 과실상계를 거쳐 상대에게서 받는다. 자동차보험 표준약관 별표 3은 대인배상 · 대물배상 기준으로 산출한 금액에서 피해자 측 과실비율에 따라 상계한다고 적는다. 그래서 내 차 손해 중 내 과실 몫은 상대에게서 받을 수 없고, 이 부분에 대비하는 것이 자기차량손해다. 자차는 피보험자동차에 직접적으로 생긴 손해를 보험가입금액 한도로 보상하고(제21조), 지급보험금의 계산은 개별 보험회사 약관이 정한다(제24조).
판례는 자차 보험회사가 피보험자에게 손해액에서 자기부담금을 공제한 자기차량손해보험금을 먼저 전부 지급하는 것을 "선처리 방식"이라 부른다. 보험회사는 이렇게 보험금을 지급하고, 지급한 범위에서 상대에 대한 피보험자의 권리를 취득한다(상법 제682조 ①, 표준약관 제34조 ①). 다만 보험금이 손해의 일부만 보상한 경우에는 피보험자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만 권리를 행사 · 취득한다(같은 조항 단서).
대법원 2022다287284(2026. 1. 29.)는 이 대위의 범위를 나눴다. 보험회사가 대위하는 것은 피보험자의 상대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 중 "보험회사가 지급한 보험금"에 대해 상대 책임비율에 상응하는 금액이고, "자기부담금"에 대해 상대 책임비율에 상응하는 금액에 대한 권리는 피보험자에게 온전히 남아 상대에게 따로 청구할 수 있다. 반대로 자기부담금 중 피보험자 자신의 책임비율에 해당하는 부분은 자기부담금 약정의 취지상 최종적으로 피보험자가 부담하고, 상대에게 청구할 수 없다고 했다. 과실상계로 제한된 상대의 배상책임액은 보험금과 자기부담금의 비율에 따라 보험회사와 피보험자에게 나뉜다는 것이다.
대법원 2023다228244(2026. 5. 14.)는 내 보험회사가 상대 보험회사로부터 자기부담금 부분까지 포함해 상대 과실 몫을 이미 받아 간 경우에도 같다고 했다. 그 사건은 수리비 2,700,380원 중 자기부담금 500,000원을 피보험자가 냈고, 내 보험회사가 상대 보험회사에게서 1,080,160원을 받은 사안이었다. 대법원은 보험회사가 지급하지 않은 자기부담금 부분은 대위할 수 없고 피보험자가 수령 권한을 준 사정도 없다며, 피보험자가 여전히 상대 보험회사에 자기부담금 중 상대 책임비율 상당액을 청구할 수 있다고 봤다(상대 보험회사가 내 보험회사에 부당이득반환을 구하는 문제는 별개로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