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법 제646조의2 제1항은 보험대리상의 권한으로 보험료 수령, 보험증권 교부, 청약 · 고지 · 통지 · 해지 · 취소 등 의사표시의 수령, 계약 체결 · 변경 · 해지 등 의사표시를 든다. 보험회사가 이 권한 일부를 제한할 수는 있지만 그 제한으로 선의의 계약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제2항). 반면 보험대리상이 아니면서 특정 보험회사를 위해 계속적으로 계약 체결을 중개하는 사람은 회사가 만든 영수증을 줄 때의 보험료 수령권과 증권 교부권만 가진다(제3항). 그래서 같은 “설계사”라도 회사와 어떤 관계로 일하는지에 따라 고지를 받을 권한이 달라진다.
대법원 2006다19672 는 2014년 이 조문이 생기기 전 법에 따라 보험모집인은 계약 체결을 중개할 뿐 고지나 통지를 받을 권한이 없다고 보아, 건물 업종 변경을 모집인이 알았더라도 보험회사가 안 것이 아니라고 했다. 금감원 분쟁조정 제2001-37호와 제2000-7호도 모집인에게 과거 병력을 말했다는 주장에 대해 모집인에게는 고지수령권이 없다며 청약서에 적힌 답을 기준으로 판단했다. 반면 대법원 2022다238633 은 같은 회사의 다른 계약 담당 설계사에게 직업 변경을 알렸고 설계사가 이를 회사에 전달해 회사가 내부 자료에 입력한 사건에서, 서면이 아니었어도 기존 상해보험에 관해서도 통지의무를 이행했다고 봤다. 형식보다 보험회사가 실제로 알게 돼 기록했는지를 본 것이다.
그렇다고 설계사의 잘못이 모두 계약자 탓이 되는 것은 아니다. 표준약관은 설계사 등이 고지할 기회를 주지 않았거나, 사실대로 고지하는 것을 방해했거나, 사실대로 고지하지 않도록 · 부실하게 고지하도록 권유했을 때는 회사가 계약을 해지할 수 없다고 정한다. 다만 설계사의 그런 행위가 없었더라도 계약자가 사실대로 고지하지 않았다고 인정되면 해지할 수 있다. 금감원은 설계사의 고지방해가 녹취 · 모집경위서로 확인되면 고지의무 위반을 적용할 수 없다는 분쟁사례를 안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