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거는 민사소송법의 감정 규정이다. 감정인은 법원이 지정하고(제335조), 법원은 필요하면 공공기관 · 학교, 그 밖에 상당한 설비가 있는 단체에 감정을 촉탁할 수 있다(제341조). 교통사고 · 산재 · 의료사고 손해배상 소송에서 대학병원 등에 피해자의 신체 상태를 감정하게 하는 것이 이 경로다. 감정진술에 대해서는 당사자에게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줘야 하고(제339조 제3항), 법원은 감정 결과를 포함한 증거를 자유심증으로 판단한다(제202조).
대법원은 감정 결과의 지위를 거듭 정리했다. 2001다27777 은 신체감정 결과가 증거방법의 하나일 뿐이어서 법관이 감정과 다르게 상실률을 판단할 수 있고 당사자도 다툴 수 있다고 했다. 2015다8902 는 진단 기준과 장애율 산정 기준이 설명 없이 어긋난 감정을 그대로 쓴 것을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났다고 봤다. 2022다303216 은 감정이 상반되면 감정 방법의 적법성을 심리하지 않고 하나를 배척할 수 없고 보완 · 사실조회 등으로 밝혀야 한다고 했다.
비슷한 말과 구별된다. 보험회사가 청구 심사 중 받는 의료자문, 약관이 정한 제3의료기관 판정(동시감정)은 계약 당사자 사이의 절차이고, 신체감정은 소송 안에서 법원이 명하는 증거조사다. 결과의 쓰임도 다르다. 2016다265511 은 소송의 향후치료비에서 자동차보험진료수가가 절대적 기준이 아니고 신체감정 등으로 합리적으로 산정된다고 봤고, 2020다230857 은 감정의 상실률을 자배법 후유장애 급수로 그대로 옮기지 않는다고 했다. 보험회사 지급 단계와 소송 단계의 산정 기준이 다를 수 있는 이유다.
진료기록감정과는 감정 대상이 다르다. 신체감정은 피감정인이 감정 병원에서 직접 진찰을 받고 지금의 상태(장해 · 노동능력상실률 · 향후치료)를 판단받는 절차이고, 진료기록감정촉탁은 이미 작성된 진료기록 · 영상 등을 보내 당시의 진단 · 사인 · 과실 · 인과관계에 대한 의견을 받는 절차다. 2022다303216 은 상해사망보험금 소송에서 사인이 질식인지 급성 심근경색인지를 두 진료기록감정촉탁 결과로 다퉜다. 2018다236296 은 한 의료소송에서 신체감정과 진료기록감정이 함께 쓰였는데, 극히 제한된 자료만으로 이뤄진 진료기록감정을 근거로 과실을 부정한 원심을 파기했다.
비용은 성격부터 다르다. 대법원 2010다51406 은 소송에서 한 신체감정 때문에 생긴 비용은 소송비용이라 소송비용 확정 등 별도 절차로 상환받는 것이고,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손해배상의 내용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피해자가 감정 병원에서 비급여로 낸 진료비를 기왕치료비에 넣어 청구하자, 그것이 감정 비용인지부터 가리라고 한 사안이다. 2003다8503 도 신체감정비용 등을 치료비에서 뺀 원심을 수긍했다. 반면 질병 · 상해보험 표준약관의 제3자 판정은 판정에 드는 의료비용을 회사가 전액 부담한다. 감정 비용의 금액 기준은 이 사전이 확인한 원문에 없어 적지 않는다.
감정에 걸리는 기간을 정한 법 규정은 없다. 법원이 진료과별로 감정의를 지정해 촉탁하면(2010다51406 은 비뇨기과 · 재활의학과 두 과) 피감정인이 과마다 진찰을 받고 감정서가 회신되므로, 과목 수와 병원 사정에 따라 달라진다. 결과가 엇갈리면 보완 · 사실조회로 밝혀야 하고(2022다303216), 같은 증상을 두 과가 겹쳐 평가하면 법원이 바로잡는다(2003다8503). 치료 종결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는 감정이면 수술 뒤 남을 후유증을 다시 심리하게 된다(2010다51406). 감정서가 정하는 장해의 지속기간은 별개 문제로, 의학적 판단에 연령 · 직업 등을 더해 법원이 경험법칙으로 정한다(2003다8503).